[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규모가 4조달러를 돌파했다.
2009년 이후 장기간에 걸쳐 시행한 양적완화(QE)에 따른 결과다. 연준이 지난 17~!8일 회의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지만 대차대조표가 전례 없는 수위까지 불어난 만큼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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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연준은 지난주 기준 대차대조표 규모가 4조100억달러로 집계,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을 웃도는 동시에 독일 경제 규모를 넘어서는 수치다. QE를 포함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초래한 결과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이체 애셋 앤 웰스 매니지먼트의 조쉬 파인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대규모 대차대조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저조한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가운데 값싼 자금의 공급을 단시일 안에 끊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전 1조달러를 밑돌았던 연준의 자산 규모는 앞서 1~2차 QE를 시행하는 사이 2조8200억달러로 불어났다. 이어 2012년 9월 시행한 3차 QE를 실시하면서 대차대조표는 지속적으로 증가, 4조달러 선을 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했지만 이를 완료하기까지는 점진적인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대차대조표가 크게 불어날수록 이에 대한 관리 및 소위 출구전략이 어려워진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비전통적인 부양책에서 철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베어스턴스와 AIG를 구제하기 위해 사들인 자산을 대부분 매각, 남은 자산은 20억달러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은행권에 대한 직접적인 대출 지원이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기간자산담보대출(TALF)를 2010년 3월 일찌감치 종료하는 등 위기 이후 도입한 각종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대부분 폐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