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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업들, 자금 압박 해결책은 차이나머니?

기사등록 : 2014-05-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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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경제제재, 글로벌 에너지기업에도 악영향

[뉴스핌=김동호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기업들이 자금 수급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주요 인사들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선 상황에서 서방 금융기관들이 러시아 기업에 대한 대출 조건을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1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금융기관들이 경제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 기업들에 대해서도 대출 조건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은행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기업실적에 영향을 줄 경우 바로 대출금을 회수하거나 파산보호(디폴트)를 신청해 추가 자금의 유출 없이 자금을 보전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매우 불리한 조건이기 때문에 러시아 기업들은 쉽게 자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의 러시아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누군가 우리(러시아) 기업을 향해 재채기를 하면 대출이 즉시 만기가 되고, 곧바로 되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조건으로 인해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이후 두 달 동안 러시아 기업에 대한 서방 은행들의 대출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목돼 경제제재의 대상이 된 겐나디 티미셴코의 석유화학 업체 시부르는 국제 채권단과 자금조달 협상이 지연되면서 결국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에서 270억루블을 대출받았다.

국제 채권단은 서방국의 경제제재와 관련해 추가적인 대출 조건을 요구했으며, 시부르는 조건이 더 나은 러시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 AP/뉴시스]
미국와 EU의 제재로 인해 자국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푸틴 대통령도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비공식적인 투자 제한 요건들을 완화하는 형태로 자금 유입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 이탈을 상쇄하겠다는 생각이다.
 
러시아 정부는 주택시장과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서부터 천연자원 개발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대한 시장 개방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러시아의 행보가 중국에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조지 부제니사 애널리스트는 "철광석부터 석탄까지 중국이 원자재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의 투자 제한 완화 조치는 중국에도 호재"라고 말했다.

한편 서방국들의 경제제재가 러시아 기업뿐만 아니라 서방 기업들에도 부담으로 돌아오며 경제제재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국들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수적인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이들 고위급 인사들이 미국의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되며 서방 에너지기업들의 사업 추진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 등 러시아 핵심인사들을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영국의 에너지 업체 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로스네프트의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와 관계가 돈독하다. BP는 로스네프트 지분도 20% 가량 보유하고 있다.

BP뿐만 아니라 토탈과 엑손모빌, 로얄더치셀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크렘린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토탈의 한 고위 임원은 "세계의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의 새로운 자원에 손을 뻗기 위해 러시아 기업 지분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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