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10월 13일 오전 9시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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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동호 기자] 글로벌 증시가 다시금 고개를 든 지정학적 위기에 하락했다. 8월 상승했던 MSCI 전세계지수는 9월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지수는 한 달간 무려 3% 넘게 빠졌다.
미국과 우방국들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 자리 잡은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결정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또한 스코틀랜드가 영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에 나선 것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만 투표 결과는 독립반대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 글로벌 증시, 여러 악재에 급락…하락 중심엔 신흥국
지난 9월 MSCI 전세계지수는 416.85포인트를 기록하며 한달 동안 3.41% 떨어졌다. 분기 기준으로도 2.77% 하락하며 하반기 들어 하락세다.
다만 연초에 비해선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 연초 대비 MSCI 전세계지수는 2.03% 오른 상태다.
9월 지수를 끌어내린 주 요인은 신흥국 시장의 약세였다. 실제로 MSCI 신흥국지수는 9월 한달 동안 7.59% 급락했다. 연초에 비해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겨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달러 강세로 인한 자금 유출이 신흥국 증시를 하방으로 끌어 내렸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은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을 회수할 때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신흥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에 있으며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도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판단이다.
USAA 펀드의 와시프 라티프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머징마켓의 성장 가능성이 꺾이지 않았다”며 “투자 비중을 오히려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중국, 후강퉁 기대로 강세…일본은 엔화약세 호재
지난달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곳은 중국 증시였다. 홍콩과 중국 본토 시장의 주식을 교차거래할 수 있는 후강퉁(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의 교차 매매) 시행을 앞두고 자금이 쏠리며 6%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중국 상하이지수는 6.62%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며 현지의 투심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나서던 에셋 매니지먼트의 양 델롱 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적극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주가가 다소 상승했지만 중국 증시는 미국은 물론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교해도 여전히 저가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BB&T 웰스 매니지먼트 월터 헬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이미 지나간 얘기”라며 “경제 지표가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개선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7% 가량 급락했다. 중국 본토로의 자금 이탈과 함께 홍콩 민주화 시위가 시장 불안감을 키우며 지수에 악영향을 미쳤다.
9월 말부터 시작된 홍콩 주민들의 민주화 시위는 도심 기능 일부가 마비될 정도로 격화됐으나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시위대는 홍콩 당국과 공식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약속한 상태다.
일본 증시도 5% 가까이 급등했다.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강화되며 엔화가 더욱 약세를 보인 것이 투심을 개선시켰다. 지속적인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 아르헨티나 증시, 경기회복 기대감에 급등
중국과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아르헨티나 증시는 무려 28% 가까이 급등했다. 9월 한 달간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중국, 폴란드, 일본 등 시장이 강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의 경기 회복에 기대감을 보이며 강력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내년 10월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아르헨티나 경제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올 한해 페소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인 가운데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와 다니엘 로브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도 아르헨티나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아르헨티나 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번스타인의 새미 스즈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르헨티나가 지금과 다른 방향을 가게 된다면 그 잠재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정치상황에 맞춰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위험이 크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월드컵을 마친 브라질 증시는 12% 가까이 급락했다. 그간의 기대감이 매도세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은 지난 6월 13일부터 7월 14일까지 한 달간 월드컵을 주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도 증시가 6% 가량 하락했다. 이 외에도 홍콩과 그리스, 터키, 호주 등이 증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 미국 증시, 4분기 '글쎄'…중국 기대감 '여전'
그간 상승세를 이어온 증시가 주춤하자 4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의 랠리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변수다.
모간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버트 나르시스 글로벌 대체상품 투자책임자는 "연준의 긴축 정책이 현실화되면 값싼 자금에 기댄 자산시장의 잔치도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르시스 투자책임자는 "미국 증시에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내재돼 있지만, 돈잔치가 종료될 경우 서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주식보다는 부동산 자산과 무수익 자산이 매력적"이라며 증시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신흥시장, 그 중에도 특히 중국에 주목하고 있다.
스톤워터 캐피탈의 프랭크 브로신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이 최고의 투자처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여전히 건재하다"며 "연간 15~20%에 이르는 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블루칩 종목 가운데 상당수가 주가수익률 10배를 밑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FIS그룹도 중국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애덤 코핀 애널리스트는 “중국 A증시는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해외 기관에 대한 투자 허용이 늘어나는 만큼 상승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