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지난 2013년 10월보다 40% 넘게 하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녹인', 즉 원금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했다. 본격적인 녹인 물량 집중 구간은 13만원대 후반이라는 분석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월14일 발행한 삼성증권9150호, 삼성증권9152호, 아임유4054호 등의 ELS이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했다.
삼성증권9150호는 코스피200과 현대차, 삼성증권9152호는 현대차와 SK텔레콤, 아임유4054호는 현대제철과 현대차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한다.이 상품들은 기초자산 중 하나가 최초 기준가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 녹인에 들어간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4일 15만5000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14일 주가 26만2000원보다 40.84% 내렸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우려와 연비과장 등으로 인한 3억달러의 벌금 추징 소식에 3.13% 하락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현대차는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 심화 우려로 5.88%나 급락한 바 있다.
▲현대차 최근 1년 주가 추이 |
파생상품 전문가들은 현대차 주가가 본격적인 녹인 구간에 진입해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대차의 ELS 녹인 물량이 많은 구간은 13만원 후반대에서 14만원 초반대다.
그는 "지금보다 주가가 6~7% 가량 더 하락하면 본격적인 ELS 녹인 구간에 들어간다"면서, "그렇게 되면 일시적으로 하루에 1000억원 이상의 ELS 헤지 물량이 나올수 있어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시가총액이 크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곳이기에 주가 급락은 단기적인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을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는 시총이 크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롱사이드(long side)'로 투자하기에 저점 매수가 들어올 것"이라며 "장기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주가가 현재로서는 본격적인 ELS 녹인 구간인 13만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5~16만원대의 현대차 ELS 녹인 물량은 미미하기에 이 때문에 주가가 더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저현상이 심화되고 자동차 판매량 급감이 더해져야 본격적인 ELS 녹인 구간인 13만원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이철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엔달러 전망치를 109엔~115엔 구간으로 제시했다. 오후 1시48분 현재 엔달러는 114.08엔을 기록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