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로존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여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15일(현지시각)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4~21bp 오르면서 각각 2.35%, 2.30%, 3.27%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은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다.
그리스 국채 2년물 수익률은 29.71%로 하루 사이 4%포인트 가까이가 뛰었으며, 10년물은 12.64%로 82bp가 급등했다.
남유럽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독일 분트채와의 수익률 스프레드도 벌어졌다.
분트채 대비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는 작년 7월 이후 최대치로,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국채의 경우 작년 11월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라보뱅크 채권전략가 리차드 맥과이어는 "그리스가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로존 주변국 국채 수익률 및 스프레드 움직임은 유로존 부채 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과 2012년에 비해서는 완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부채위기 당시 분트채 대비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는 각각 640bp, 550bp 수준까지 벌어졌지만 이날 스프레드는 160bp, 155bp 정도에 그쳤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 혼란은 유럽과 미국 증시에 타격을 주었지만 미국 금융시장 전반으로 공포감이 완전히 확산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VIX 지수 YTD 추이. 그리스 사태에도 지수는 여전히 연초 이후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출처=CBOE> |
지난 한 주 동안 급등세를 보인 유럽 증시의 변동성 지수(VStoxx)는 이날 27.75로 5개월래 최고치를 찍은 반면 미국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15.39로 여전히 올해 저점 수준을 유지하며 비교적 선전했다.
씨티그룹 채권 전략가 피터 고브스는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부채 상환에 실패하면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음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유로존 주변국이 이에 가장 큰 익스포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로존 주변국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 확대가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롬바드오디에 글로벌 채권전략가 살만 아흐메드는 "그리스 악재가 단기간은 지속 혹은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스나 채권단에게 합의 실패는 타격이 큰 만큼 이달 말 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