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정보기술(IT)에 기반한 공유경제 서비스 업체들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와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는 기업 가치가 무려 수백억달러에 이르렀다.
다만 이들 공유경제 업체들의 승승장구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IT기업 내부 관계자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다음 3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될 경우 공유경제 업체들이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첫째,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유경제'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다. 우버는 전세계에서 운전자 관련 범죄 사건이 벌어지면서 탑승자 안전에 대한 책임 문제와 규제 강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는 우버를 금지시켰고, 미국 버지니아주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도 우버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버 운전자를 '독립 사업자'가 아니라 '고용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버 운전자를 '고용 근로자'로 분류할 경우, 이들의 책임에 대한 회사 차원의 손배배상 비용이 늘어나면서 우버의 비용구조가 급격히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공유경제 관련 사업모델도 붕괴된다는 지적이다.
우버 외에 에어비앤비, 태스크래빗, 리프트 등 다른 공유경제 서비스 업체들도 규제나 법률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이로 인해 수익성에 크게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들째,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 또한 공유경제 업체의 위험 요소로 꼽혔다.
치 화 치엔 굿워터캐피탈 공동설립자는 "그리스 디폴트 사태와 중국 경기둔화, 이슬람국가(IS) 등 예상치 못한 거시적인 이슈들이 시장에 변화를 불러오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공유서비스 업체들에 투자한 헤지펀드나 뮤추얼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자산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포트폴리오에 공유서비스 업체의 비중이 비대칭적으로 커질 것이고, 헤지펀드들이 투자비중을 재조정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공유서비스 업체 주식을 처분하게 된다.
현재 공유경제 업체들의 상승 가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에는 시장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뜻이다.
제프 클레비어 소프테크 벤처캐피탈 매니징파트너는 "투자자들이 (외부 충격으로)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공유 서비스업계에 갓 진입한 소규모 신규업체들은 중요한 자금조달 통로가 막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월27일 15억달러(약 1조6802)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작업을 마무리지으면서 기업가치가 255억달러까지 증가했다. 세계 1위 호텔체인 힐튼의 277억달러와 근소한 차이로 경쟁사 익스피디아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형 호텔체인인 메리어트(209억달러)나 스타우드(140억달러), 윈드햄(100억달러)은 이미 앞질렀다.
다우존스벤처소스에 의하면, 비상장 신생기업(스타트업)이 단일 투자유치 행사에서 15억달러 이상을 펀딩한 경우는 우버와 알리바바, 페이스북 그리고 에어비앤비를 제외하면 없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 업체들이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 역시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우버는 현재 뉴욕 증시에서 IPO를 앞두고 있다.
상장기업으로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과는 차원이 다르다. 트위터나 링크드인 등 여러 강소 IT업체들이 박수갈채 속에 IPO에 성공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주가 하락세를 겪어야 했다.
그만큼 주식시장에서의 투자 심리는 변덕스럽고 쉽게 바뀐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지금은 공유서비스와 관련된 업체들이 모두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이들이 실제 IPO를 했을 경우에도 시장이 그만큼 가치를 인정해 줄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유경제의 선두 기업들이 항상 세간의 찬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의 쌍두마차 우버와 함께 공유경제가 만들어 낸 거품 혹은 기존 산업 생태계의 ′파괴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브코의 샘 하마데시 CEO는 "실리콘밸리 모든 기업이 좁은 사모시장의 미친 돈을 유치하는 데 혈안이다"며 "공적시장에서 그만한 과대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50억달러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버와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등에 고평가를 내려온 민간시장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프리브코에 의하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낼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