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 구제금융 논의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걷고 있지만, 장기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럽 증시와 미국·유로존 하이일드채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기대됐던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논의는 12일 채권단이 다시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면서 교착 상황을 맞았다. 그리스는 그간 '금지선'으로 여겨진 연금 및 부가가치세, 민영화 등의 개혁분야 입법을 오는 15일까지 마무리해야만 구제금융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와 채권단,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의 신뢰가 점차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고조됨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자산운용사들의 머리 속도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로존 하이일드채권과 더불어 유럽 증시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스600 지수 연초 이후 흐름 <출처=스톡스닷컴> |
12일 UBS자산운용 수석투자담당자 마크 헤펠레는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3년짜리 3차 구제금융안을 밀어 부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며 이 같은 진전 덕분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해 넘어야 할) 한 가지 장애물은 신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정부가 개혁 약속을 이행할 것이란 확신을 특히 독일 정부가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그리스 의회가 유럽안정기구(ESM) 논의 재개를 위해 필요한 개혁입법을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펠레는 최악의 경우 그렉시트가 현실화 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안정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 변동성 상황에서 유로존 증시와 미국 및 유로존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이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영국 자산운용사 드비어 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톰 엘리엇은 장기 투자자들의 경우 관망세를 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 투자처로는 유럽을 선호한다면서 "다만 투자 비중은 크지 않으며 일본 증시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보다는 미국의 성급한 금리 인상이 시장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