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인도 경제가 중국을 필두로 한 최근 신흥시장 혼란 속에서도 탄탄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상대적인 매력을 뽐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출보다 내수에 의존하던 인도 경제가 중국의 경기 둔화와 그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 빛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과 비교해 수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중국의 수요 둔화 불안에 크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 또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비교적 낮은 외자 의존도, 많은 인구와 이들의 구매력 개선 등이 인도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분석이다.
JP모간에 따르면 인도의 전반적인 내수 규모는 지난 1분기 동안 7.8%가 늘며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도 국민들의 지갑 사정이 개선되면서 성장에 목마른 기업과 투자자들도 인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앞서 대만 통신장비업체인 폭스콘 테크놀로지는 이번 달 50억달러를 투입해 인도에 공장 및 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며칠 뒤에는 폭스콘 고객사인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인도에서 핸드폰 조립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월로 마무리 된 회계연도 동안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도 310억달러 정도로 전년 대비 27%가 증가했다. 4월부터 6월 중에는 95억달러가 유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가 늘어났다.
최근 중국과 기타 신흥시장에서 나타난 매도 흐름이 인도에도 영향을 주긴 했지만 이 역시도 일시적 후퇴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도증시 센섹스 1년 추이 <출처 = 트레이딩이코노믹스> |
이날 인도 뭄바이거래소의 센섹스(SENSEX)는 1.2%가 빠졌고,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선 지난 11일 이후로는 8.5%가 내렸다. 루피화 가치도 3.4% 밀렸다. 하지만 브라질이나 러시아, 남아프리카 등에 비하면 낙폭이 큰 편은 아니다.
DBS은행 이코노미스트 라디카 라오는 "위안화 절하가 루피화에 단기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며 인도 증시는 중국 보다는 미국에 영향을 받을 확률이 더 크다"고 말했다.
IHS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지브 비스와스는 "인도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만큼 외부 충격에 취약하지는 않다"며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비해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계속해서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면 연 7~8%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