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9월18일 오후 6시 52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상이 임박한 가운데, 예상과 달리 하이일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ETF 전문사이트 <ETF트렌드>는 시장조사업체 ETFGI를 인용,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채권 ETF에 유입된 자금이 819억달러(96조2734억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중 올해 1~7월 사이 채권 ETF에 쏟아져 들어온 자금은 전년대비 12.4% 증가한 443억달러에 달했다.
금리인상은 이들 고수익채권 시장에는 악재이지만, 글로벌 채권자산에서 채권 ETF의 비중이 0.4%밖에 안 되는 데다 일부 하이일드 채권 ETF상품 자체의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앤드루 맥컬럼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의 분석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5대 채권 ETF들의 거래량이 자산 규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그는 미국·중국 등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는 최근의 변동성 장세에서는 채권의 포지션을 신속하게 변경하기 위해 '유동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에 가장 적절한 투자 자산이 채권 ETF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맥컬럼 분석가는 "기관들 사이에 유동성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면서 채권 ETF가 이들의 중요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유동성 풍부한 미국 하이일드채권 ETF '인기'
특히 미국 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채권 ETF는 아이세어즈 아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와 SPDR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채권 ETF 등이다.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하이일드 회사채 ETF(iShares iBoxx $ High Yield Corporate Bond ETF, 종목코드: HYG)는 최근 1개월 간 0.06% 하락했다. HYG는 마르키트 아이박스 달러 리퀴드 하이일드 인덱스(Markit iBoxx USD Liquid High Yield Index)를 추종한다.
HYG는 미국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달러표시 하이일드 회사채들로 구성돼 있다. 하루 평균 690만주가 거래되고 수수료율은 0.50%다. 거래량에 비하면 수수료가 저렴한 편이다.
HYG의 추종 지수는 미국, 버뮤다, 캐나다, 케이맨 제도, 서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 기업들의 회사채들로 만들어져 있으며, 섹터 별로도 통신(23%) 에너지(14%) 선택소비재(13%) 필수소비재(13%) 등 고루 분산투자가 돼 있어 디폴트 위험을 낮춰주고 있다.
보유 회사채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B 수준이며, 전체 자산 중 2%가 신용등급이 BBB-(투자적격등급 중 최저)이고 이보다 낮은 BB-와 B- 등급 회사채가 전체의 48%, 3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보유 채권들은 만기별로 1~3년짜리 단기물이 10.37%, 3~5년짜리가 21.54%를 차지한다. 또 5~7년물이 35.34%로 가장 높으며, 7~10년물이 31.46%, 10~15년물 0.62%, 20~30년물이 0.05%, 30년 이상 장기물이 0.6%에 이른다. 평균 실질 듀레이션은 4.14년이다.
SPDR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채권 ETF(SPDR Barclays High Yield Bond ETF, 종목코드: JNK)도 거래량과 수수료율 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상품이다.
JNK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780만주이며 수수료율은 0.40%로 HYG보다 더 낮다. 벤치마크 지수는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베리 리퀴드 인덱스(Barclays High Yield Very Liquid Index)로, 잔여 만기가 1년 이하인 달러표시 채권 단기물로 이뤄진 지수다.
JNK의 보유 채권들은 만기별로 1~3년짜리 단기물이 5.89%, 3~5년짜리가 20.12%를 차지한다. 5~7년물이 40.25%로 가장 많고, 7~10년물이 32.61%, 10~15년물 0.50%, 20~30년물이 0.23%, 30년 이상 장기물이 0.39%에 이른다. 15~20년물은 없다. 평균 실질 듀레이션은 4.25년으로 HYG보다 조금 길다.
◆ 금리인상, 기업실적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한 현 시점이 회사채 투자에 적절한 시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상황이 좋아지고 기업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존 가브리엘 모닝스타 패시브 전략가는 "미국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이 유용한 투자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주식처럼 높은 수익률을 안겨 주는데다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금리인상을 통해 시장에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그 동안 고갈됐던 회사채 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달에 발행될 회사채 물량이 1000억달러 규모에 이르며, 이에 따라 투자등급 채권시장이 20년 만에 부활할 것이란 기대가 업계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루스 쾨스테를리히 블랙록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는 "채권자산 중에서도 회사채가 투자 매력이 있다"며 "그동안 글로벌 증시가 변동성을 보였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수익률도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등급 회사채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긴 하나, 앞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서 가을 이후까지 투자를 보류할 것"을 권고했다.
데이비드 아더 CRT 캐피탈 채권 전략가는 "보통 8월에 채권 물량이 많은데, 현재까지 소강상태인 것을 보면 앞으로 발행 물량이 대규모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JD 모리아티 자본시장 주식부문 대표 역시 "헬스케어 부문에서 신규 발행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다수 발행자들이 일단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보고 판단하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브리엘 전략가는 "(회사채 ETF에 투자할 경우) 동일 만기에서 미 국채와 회사채와의 수익률 차이를 측정해 봄으로써 추가 신용리스크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