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신흥시장의 4마리 용을 뜻하는 용어 '브릭스(BRICs)'를 만든 미국 골드만삭스가 '브릭스펀드' 간판을 내렸다.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은 골만삭스가 지난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그간 운영하던 브릭스펀드를 더 광범위한 '신흥시장펀드'에 통폐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단기적으로 큰 폭의 자산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브릭스펀드를 폐쇄한다고 설명했다. '브릭스'란 용어는 현재 영국 재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짐 오닐이 2001년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던 중 러시아·중국·브라질·인도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당시 이들 네 국가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주요 7개국(G7)을 웃돌면서 오는 2050년 세계경제를 이끌 잠재국가로 꼽혔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용어를 만든 지 5년 만에 브릭스펀드를 개설해 9년여간 운영해왔다. 그러나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기 침체, 중국의 경기둔화로 브릭스펀드는 지난 5년간 21% 손실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는 지난 2010년 말에 8억420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 9월 말 9800억달러로 88% 쪼그라들었다.
지난 8년간 브릭스 펀드 운용자산 추이 <출처=블룸버그통신> |
프랑스 투자회사 까미낙게스통의 신흥시장 투자 담당인 자비에 오바스는 "지금은 세계적인 추세보다 각국의 특정 요인이 시장을 주도한다"며 "국가 이름 앞글자를 따 그룹으로 묶는 투자전략은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릭스처럼 투자 대상을 제한하면 수익을 내기 더 어렵다며 브릭스펀드가 붕괴된 게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