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중단한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8일 만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더민주는 뜻깊은 3월 1일, 오늘 중으로 소위 테러방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마칠 예정"이라며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자세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전 9시에 예정된 기자회견은 연기해서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이 원내대표는 오전 9시 회견 뒤 의총을 열어 중단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한 반발이 나오자 '의총 후 회견'으로 변경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민주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을 주장했으나 원내지도부가 '빈손'으로 필리버스터를 마칠 수 없다고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열린 의총에서는 필리버스터 지속 여부에 대해 2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회했다. 이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났지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영선·변재일 비대위원 등이 참석한 심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 대표가 이 원내대표를 끈질기게 설득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키로 했다.
김 대표는 "여기서 더 하면 선거가 이념 논쟁으로 간다. 경제 실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념 논쟁으로 끌고가면 우리 당에 좋을 게 없다. 경제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말했고 다른 비대위원들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 다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 유지에 동조했던 상황을 고려할 때 반발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원내지도부는 1일 의총을 재소집해 당 방침을 설명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박현영 기자 (young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