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은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유럽 자산운용회사의 주식담당 수석전략가가 주장했다.
ECB가 오는 10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으로 마이너스금리 인하 등을 결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데이비드 허시 매뉴라이프 자산운용 소속 유럽·호주·극동 주식 부문 책임자는 4일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마이너스 금리는 끔찍한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허시 수석은 "저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수년래 최저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ECB가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추가로 도입하거나 마이너스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끔찍한, 최악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는) 시중은행 자본과 대출 증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ECB는 이를 도입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심화되면 예금자가 은행에 돈을 맡긴 후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바뀐다. 스위스중앙은행(SNB)과 일본은행(BOJ) 등은 이를 통해 은행 예금 증가를 억제하고 소비와 대출이 촉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실제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실시되면서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으나, 은행권이 수익성에 압박을 받으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이로 인해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되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
주요국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정책 효과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파이낸셜타임스(FT) 재인용> |
허시 수석은 "전 세계 자산을 살펴보면 채권이든 부동산이든 수익률이 종종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며 "연금으로 먹고 사는 퇴직자라면 위험한 주식을 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금융주나 석유주 등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주 중에서도 HSBC를 추천했다.
"HSBC는 성장주는 아니지만 배당률이 8%에 이른다"며 "전 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HSBC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구세주와도 같다"고 그는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