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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 하라"

기사등록 : 2016-07-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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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고은 기자] 지난주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사망사고를 일으키면서, 불완전한 '베타 시스템'이 실제 차량에 도입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9일 자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는 "자율주행 베타 시스템은 향후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도로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에, 시뮬레이터를 통한 훈련을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 '보조 시스템'에 전부를 맡긴 희생자들

테슬라 발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모델S의 운전자와 센서는 모두 길 건너 대형 트레일러 트럭을 인지하지 못했다. 자동차는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트럭의 트레일러 밑으로 질주했다. 자동차 천장 부분은 완전히 날아갔으며 운전자는 사망했다.

상대 트럭은 흰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하늘에는 햇빛이 너무나 강렬했다. 차량 카메라 및 전면 레이더는 이 트럭을 지상으로부터 높은 곳에 위치한 표지판으로 인식해 아래 공간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사고 당시 운전자가 비디오를 시청했다는 증언도 있다.

<사진=블룸버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현재 해당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건 간에, 이번 사고를 통해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이 운전자의 운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토파일럿은 "언제나 운전대를 잡고 있으세요. 언제라도 조종권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세요"라고 공지한다. 또 주기적으로 운전대의 압력을 체크해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뗐다고 인식되면 속도를 낮추게 프로그램 되어있다.

그러나 이같은 테슬라의 권고는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은 모양이다. SNS에 올라온 수많은 영상들에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전적으로 자율주행시스템에 운전을 맡기고 주행하는 모습이 찍혀져 있다.

이 때문에 불완전한 베타시스템을 실제 자동차에 조기 도입해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을 조장했다는 비난이 미국 사회에서 일었다.

앞서 지난 3일 LA타임스는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구글과 불완전한 준자율주행차를 내놓은 테슬라를 비교하며 테슬라를 강하게 비판했다. 구글은 검색과 모바일 운영체제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수익 모델이 자동차 산업에만 치중돼 있어 이같이 무리한 기술개발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LA타임스는 주장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베타테스트 과정은 그래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 베타시스템은 필요악... '대안' 찾자

현재 테슬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업체들이 현재 내놓은 자율주행시스템은 '로봇 운전기사'라기보다는 '지능형 순항 제어 시스템'에 가깝다.

단계로는 2단계 자율주행기술로, 차선유지 및 변경, 앞차와의 간격 유지, 자동 브레이크 작동 등이 해당된다. 향후 완전자율주행차량의 발전을 위해 거쳐야하는 단계다. 이 부분은 향후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더 안전해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사고가 인간의 실수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한'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개발 작업이 꼭 필요하다. 실제의 개방 도로에서 달리는 경험은 가장 현실적인 데이터를 축적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번 사망사고에서 보여주듯이 이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영국 워릭대학교의 연구시설은 대안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한다. 지능형 차량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다.

<사진=볼보>

해당 시뮬레이터는 차량을 중앙에 놓고 360도 고해상도 가상 주변환경 이미지를 투사해준다. 영국 코번트리 주변의 48km 도로에 해당하는 디지털 지도로 구성되어있다. 건물과 풍경을 비롯해 차량, 자전거, 보행자, 심지어 강아지까지 보여준다. 심지어 가속, 정지, 코너링할 때 모터의 움직임과 주변 소리까지 반영한다. 도로의 파인 부분으로 인해 차량이 쿵 내려앉는 순간까지 구현 가능하다.

이번 사고가 햇빛으로 인해 센서가 사물을 분간하지 못하면서 일어난 만큼, 시뮬레이터도 그 점을 반영하고 있다.

카메라는 일몰이나 일출 순간의 강렬한 빛에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그 점을 훈련하기 위해 매일 백번 이상의 일몰과 일출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눈부심 방지(antiglare) 시스템을 더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시뮬레이터는 실제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은 채로 다양한 위험한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이 가능하다. 보행자로 가득 찬 도로와 적색 신호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량, 차도 위로 갑자기 뛰어드는 조깅족들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 '완벽'은 없지만, 결국 더 안전해질것

무인 자동차, 일명 '운전대 없는 자동차'가 실제 도로에 나오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칼럼 말미에 "시뮬레이터로 아무리 많은 테스트 과정을 거쳤더라도, 자율주행 시스템은 결국 실제 세계에서 입증되어야 할 필요가 여전히 남아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문은 "실패할 우려가 전혀 없는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이란 존재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망사고가 보여주듯이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하는 차량에서도 사고는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점은, 앞으로는 분명 그런 비극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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