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포켓몬 고' 열풍에 주가가 폭등한 일본 닌텐도가 생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하지만 콘솔 게임기에 매달렸던 지난 시기 실적을 두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앞으로 막대한 지식재산권(IP)을 등에 업은 닌텐도의 모바일 사업이 한 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닌텐도의 참담한 분기 실적은 닌텐도의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한 층 강화하게 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포켓몬 고 광풍 너머로 봐야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닌텐도는 지난 1분기(4~6월) 회계연도에서 51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닌텐도의 주력 사업인 콘솔(거치형)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사업 부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 '위(Wii U)' 판매량은 지난 2012년 이후 1300만대가 판매됐는데, 회사가 판매한 콘솔 게임기 중 최악의 성과다. 회사가 발표한 실적에서도 비디오 게임 기기와 소프트웨어 매출은 각각 일년 전보다 43.66%, 21.58% 쪼그라들었다.
그동안 닌텐도는 콘솔 게임만 고집했다. 지금은 작고한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스마트폰과 SNS는 우리와 전혀 다르다"면서 "그들에게 콘텐츠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무언가다"고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비판했다.
◆ "닌텐도 IP 가치 3~5년 내 현실화…'포켓몬 고'는 빙산의 일각"
하지만 신문은 "포켓몬 고의 광풍 현상은 콘솔 게임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며 "그동안 모바일 진출을 꺼려 했던 닌텐도는 이번을 계기로 광명을 봤다"고 설명했다. 닌텐도는 이미 지난 2015년 모바일 게임사인 DeNa와 제휴를 맺었다. 2017년 3월까지 모바일 게임 5개가 출시될 예정이다.
모바일 사업이 활성화되면 닌텐도는 IP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분석가는 "닌텐도의 잠겨 있던 막대한 IP 가치는 앞으로 3~5년 내 해제될 것이다. 포켓몬 고는 IP라는 빙산에서 일부분일 뿐"이라고 미국 CNBC와 인터뷰했다.
'포켓몬 고' 투자 구조를 둘러싼 수혜 여부도 장기적으로 보면 닌텐도에 이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고얄 분석가는 "닌텐도는 간접적이든, 비간접적이든 포켓몬고의 어플리케이션 사업에서 40~50%의 순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포켓몬고 인기로 주식회사 포켓몬과 나이언틱 몸값이 올라가면 닌텐도의 보유 지분 가치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닌텐도는 원래 이달 내로 출시하기로 했던 게임 액세서리 '포켓몬 고 플러스' 출시를 9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선 포켓몬 고의 인기에 힘입어 포켓몬 고 플러스가 막대한 이익을 벌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한 풀 꺾였다.
앞서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포켓몬 고 플러스가 닌텐도에 105억엔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닌텐도 주가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