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 인수후보로 나선 LIG투자증권에 대해 사실상 거부한 것은 가격문제가 아닌 '불확실한 자금조달계획'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단독 후보의 인수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 중단설에 대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매각 측은 밝혔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을 통해 "제시안이 너무 추상적이다. 자금조달 계획 등을 구체화시켜 달라"면서 사실상 LIG증권의 제시안을 거부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선 가격이 너무 낮아 매각 절차 진행이 안됐다고 추측하는데, 이보다는 LIG증권이 제시한 자금조달 계획의 불확실성이 반려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LIG투자증권이 제시한 인수가는 4000~5000억원 선이다. 매각 측 관계자는 "자금조달 계획이 구체적이면 가격 적인 측면은 언제든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투자증권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업계 안팎에서 도는 매각 중단 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인기가 다소 없는 매물인 것은 맞지만 연내 의도적으로 매각을 중단하거나 접는 경우는 없다"며 "지금도 가격을 문의하는 곳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 새 주인을 단번에 찾지 못한 경우는 상당수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 2002년과 2015년 각각 AIG 컨소시엄과 오릭스 PE와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나 끝내 협상에 이르지 못하다 올해 KB금융지주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최근 예비 입찰을 마친 KDB생명도 2014년에 이어 이번 도전이 벌써 세 번째다. 최근까지 아주캐피탈 매각을 추진했던 아주그룹은 적당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해 매각 절차를 중단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이들처럼 단번에 새 주인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중형 증권사를 M&A 대상으로 선호하지 않는 것이 이번을 계기로 입증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현재 민영화가 진행 중인 우리은행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민영화가 완료된 후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때 비은행 금융사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이투자증권 같은 매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