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경제 전망 개선과 함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제출됐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트랑 트위 르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가 반등에도 링깃이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현재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링깃이 실질실효환율 기준 적정 가치(fair value)보다 6~7% 저렴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고 3일(현지시각)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가 인용 보도했다.
최근 5년간 달러/링깃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르 분석가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유가가 하락했지만, 원유에 대한 계절적 수요 등을 감안하면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2분기 5억달러에서 올해 4분기~내년 1분기에 20억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도 올해 4.1%에서 내년 4.4~4.5%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말레이시아와 중국이 경제 및 국방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한 것도 링깃 가치가 오르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로이터와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 총리와 회담을 갖고 국방, 철도, 에너지 등 28개 협력 사안에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라작 총리는 중국이 건조한 해군 초계함을 2대 구매하고 나머지는 말레이시아에서 중국 지원을 받아 건조하는 방식으로 국방 및 조선 분야 협력을 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말레이시아 동부철도 건설 등 39조3000억원 규모의 14개 투자협정도 맺었다.
정치적 위험도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 비리 스캔들에 대한 국제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나집 총리와 집권 연립여당에 대한 퇴진운동이 일었다. 하지만 올해 6월 재보궐 선거에서 나집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승리하는 등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1MDB 수사에 대해 이전만큼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르 분석가는 평가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말레이시아 링깃에 대한 매도세가 촉발되면서 자금이 싱가포르달러로 쏠릴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는 이 위험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경제성장률이 4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싱가포르달러의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4.1% 감소하면서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CS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정책을 변경할 위험이 지배적일 것"이라며 "그 결과 싱가포르달러/말레이시아링깃 환율이 하락(링깃 강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