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의사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한국 정신병원에 해당하는 '49호 병원'이라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이유는 '뇌물'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30일 평양 류경안과종합병원 개원식이 열렸다고 31일 보도했다. 개원식에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 최태복과 평양시당위원장 김수길, 보건상 강하국 등이 참석했다.<사진=노동신문/뉴시스> |
RFA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조선에서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병원은 49호 병원"이라며 "표면상 무상치료제를 시행하는 조선에서 의사들이 무슨 돈벌이가 될까 싶겠지만 49호병원은 시설을 확장해야 할 정도로 환자들이 넘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한국 정신건강의학과에 해당하는 49호 병원은 도(道)마다 있으며, 군(軍) 병원 등에도 진료과목이 있다.
이 소식통은 "조선의 무상치료제는 이미 오래 전에 무너졌기 때문에 의사들도 먹고살기 위해서는 돈벌이가 되는 병원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라며 "정신병원인 49호병원에 입원하려는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어 뇌물을 고이지(주지) 않으면 입원은 생각도 못한다"고 귀띔했다.
또한 "청진시 부령구역 사하리에는 함경북도의 대표적인 정신병원이 있다"며 "예전에는 49호병원이라면 의사들도 근무를 꺼리던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져 뇌물을 고여야 들어갈 수 있는 병원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9호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이 마약사범이거나 범법자들”이라면서 "입원한 마약중독자들은 돈 많은 사람들인데 마약단속에 걸리면 교화소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정신병을 핑계로 49호병원으로 도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 중에서 돈 없는 마약중독자나 일반 환자들은 가족의 의탁으로 입원은 가능하지만 뇌물을 고인 환자들과 격리되어 완전히 버려진 환자 취급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사하리 49호 병원과 마찬가지로 공화국의 모든 49호 병원들은 범법자들의 대피소가 되고 있다"며 "돈많은 마약거래자들과 간부들이 병원 측과 결탁해 법의학적 감정을 받아 처벌을 피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612상무의 단속망에 걸려들면 돈 많은 주민들과 간부들은 처벌을 면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 49호병원의 정신감정부터 받는다"면서 "이때 병원 측의 감정결과에 따라 처벌의 내용(판결)이 달라지기 때문에 뇌물을 고여 가며 정신병 감정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49호 병원에 마약중독자, 범법자가 몰리면서 의사들이 받는 뇌물액수도 상당하다"면서 "최근에는 의사들이 49호병원에서 근무하려고 인맥을 동원해 관련기관에 줄을 대는 이상한 현상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정신병 치료를 우선해야 할 병원이 권력과 뇌물로 인해 범법자들의 은신처로 변하고 있다며, 진짜 정신병 환자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해도 누구하나 관심을 두지 않는 등 49호 병원이 범법자의 낙원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