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일본 경제가 3년 여만에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다.
특히 2년 연속 연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면서 엔저를 통한 수출 투자 부양을 이끌어낸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효과라는 평가가 제기되지만, 아직 내수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축포를 터뜨리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13일 일본 내각부는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작년 4분기 GDP가 연율 기준 1.0%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4개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 성장률도 종전의 연율 1.3%에서 1.4%로 상향돼,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달력 기준으로 2015년 한 해 1.2% 성장에 이어 2016년에도 1%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0.5% 수준으로 평가되는 일본의 잠재성장률을 훌쩍 웃돈 것이라는 점에서 아베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경기 부양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BOJ의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도 된다.
◆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 견인.. 가계소비 부진은 한계
일본 경제 성장에 주요한 동력이 된 것은 수출 부문이었다. 작년 4분기 일본의 수출은 2.6% 증가해,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수출업체들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작년 4분기 민간 소비는 보합을 기록해, 4개분기 만에 처음으로 증가를 멈췄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0.9% 증가해 전망과 부합했다. 공공 투자는 1.8% 감소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로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실질 성장률의 내수 기여도는 0.0%, 순수출 기여도는 0.2%였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문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 부문이 취약해 일본 경제가 강한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발리에 이즈미 메릴린치 일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경제는 수출 주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그러나 취약한 민간 소비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경기가 더 이상의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쇼노 다카시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지출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다행이지만, 임금 상승률이 워낙 미미해서 일본 경기에 엔진이 될 만큼 반등할 힘이 없다"며 "기업 투자도 견조하지만 더 이상 빠르게 증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과 가계 지출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