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공공의료' '공공일자리' '공공육아'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 복지 공약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약은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복지 영역을 확대하려는 공약들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예산충당이다. 현실적인 예산 마련 방안 없이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18세 이하 무상진료를 통한 공공의료 확충을 약속했다. 이 시장은 공약 취지에 대해 “의료비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18세 이하 청소년과 아이들에게 입원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왼쪽)/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이재명의 굽은 팔' 출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이형석 기자> |
이를 위해 7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할 걸로 봤다. 이 시장 측은 “청소년 진료비에 70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며 즉시 시행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예산 논란을 일축했다. 또 “외래까지 포함하면 약 2조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국가 재정을 확보해가면서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출산 산모에게 지역상품권 100만원을 지급해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에서 검증된 것처럼 산후조리비를 지역화폐로 지원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지역상품권으로 산모 1인에게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산후조리비는 작년 기준으로 약 40만명이 출산해 4000억원 정도 예산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장 측은 "(당장 시행해도) 부담 없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외래진료 도입 등 추가로 필요한 예산에 대해선 “고소득자나 초고수익 영업 이익을 내는 대기업 증세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의료비 지원'을 외친 또 다른 주자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다. 그는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의료비 지원을 약속했다. 노인 병원비 본인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동네의원 진료 시 1만5000원 이하 10% 본인 부담제도를 2만 원 이하 10%로 조정한다. 또 1만5000원 초과 시 30%인 본인 부담률은 2만 원 이상 20%로 하향 조정한다. 다만 이를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예산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 "부자와 돈을 많이 번 기업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과 마찬가지로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 제세주의(諸稅主義) 원칙에 따라 소득이 있는 모든 국민은 단돈 만 원이라도 내는 원칙을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 예산과 공공의료의 비효율성을 우려했다. 특히 무상 의료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2006년에 영유아의 입원비 본인부담금 면제를 실시한 적이 있지만 2년 만에 시행을 취소했다"면서 "아무래도 본인 부담금이 없으니 지나치게 입원을 많이 하는 사태가 벌어져 의료비가 급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6세 미만 영유아에 대해선 본인부담금이 10%에 그친다. 무상 의료의 범위를 무조건 확대하기 보다는 꼭 필요한 계층에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현행 제도를 활용하면서 순차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