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조건을 변경해줄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이미 원칙을 두고 시작한 게임에서 주요 룰을 바꾸자며 떼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호타이어 매각을 진행 중인 산업은행은 "박삼구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매각 추진 과정에서 지켜온 원칙을 이제와서 바꿔달라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광화문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컨소시엄 구성 불가 조항이 불공평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더블스타를 비롯한 입찰 참여자들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구성을 인정하면서 박삼구 회장에게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주협의회를 통해 안건을 부의하지도 않고 산업은행이 독단적으로 '불가' 통보를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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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산업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이제와서 박삼구 회장 측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주주협의회에 안건을 부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매각을 진행하기 전부터 박삼구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한다는 원칙은 성립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주주협의회의 의견을 이미 확인한 부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측은 또, "이제와서 컨소시엄을 통한 우선매수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예정대로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와 '그룹 재건' 사이 갈림길에 놓인 박삼구 회장의 고민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했을 경우 그룹이 가져갈 재무적 부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지 못했을 경우의 타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그룹 전체 매출 12조의 25%인 3조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그룹 재건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인수 포기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인수 후 그룹이 지게 될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 측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13일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본계약 체결을 강행한다. 오는 16일까지 해당 계약 조건을 우선매수청구권인 박삼구 회장에게 통보하면 박 회장은 30일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의지를 밝혀야 한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