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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인영 기자]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에 심기가 불편하다. 대우조선 리스크로 은행권이 조선업종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다 저가수주 관행이 이어지면서 자구노력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다.
<사진=뉴스핌> |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신규지원으로 현대·삼성중공업이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종 여신 축소가 가파라지면서 현대와 삼성이 자력으로 감당해야 할 차입금 규모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양사는 올해 차입금 축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단기차입금 2조7205억원 중 1조7000억원(은행 여신 1조1000억원, 회사채 6000억원)을 현금상환할 계획이다.
회사채 6000억원 중 4000억원은 이미 갚았고, 오는 9월 26일 만기인 2000억원도 현금으로 상환한다. 은행 여신도 갚으면 단기차입금 규모는 올해 말 1조원 수준으로 축소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할 이유 중 하나가 재무개선이다. 분사 시 총차입금은 7조3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부채비율은 95.6%(기존 106.1%)로, '빅3' 중 가장 낮다. 3조9000억원 차입금도 자력상환할 계획이다. 총 6800억원의 회사채 중 2000억원은 이미 갚았고, 나머지 4800억원도 하반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우조선 지원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조선업종 여신 규모를 더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실제,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 조선업종 여신 비중은 2.0%에서 지난해 9월 말엔 1.6%로 9개월 동안 0.4%포인트 감소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출금 회수나 만기연장 재검토 등에 대한 방침이 바뀐 것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대와 삼성은 자체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면서 유동성도 마련해야 하는 '이중고'를 감내해야 한다. 차환(만기도래하는 사채를 갚기 위해 새롭게 회사채를 발행)하고 싶어도 신용등급 하락 우려에 적당한 인수자를 찾기도 어렵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현대와 삼성 모두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어 차환발행이 어려운 상태"라며 "양사 신용등급이 A급(등급전망 부정적)이나 BBB+ 등 신용등급 하향 우려도 있는 만큼 차환 보다는 상환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조선업종 여신이 줄어든다는 것은 금융조달이 안된다는 의미로, 수주가 살아나고 현금흐름이 개선돼야만 바뀔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제2의 대우조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의 연명으로 저가수주 관행이 이어지면서 조선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대형사의 한 관계자는 "재무조건이 열악한 대우조선은 그간 저가수주로 기업운영을 해왔고 결과적으로 해외선사들의 배만 불려줬다. '머스크 1위 비결은 대우조선 힘'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LNG선 등 상선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데 왜 그간 적자만 냈는 지 합리적인 의심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단 1원도 지원 받지 못한 현대나 삼성은 흑자를 내고 있다. 제대로 된 책임소재 없이 혈세만 붓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