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인영 기자] 현대상선이 4년 만에 초대형선박을 발주하자 현대·삼성·대우 등 '빅3'가 모두 뛰어들었다. 특정 지역 의원들은 현대중공업이 수주해야 한다며 여론전에 나섰고, 금융권에선 산업은행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대우조선이 유리하다고 전망한다. 발주업체인 현대상선이 오히려 곤혹스런 상황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소브콤플로트社로부터 수주한 LNG추진 유조선 조감도 <사진=현대삼호중> |
30일 현대상선은 최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5척 발주공고를 내고 입찰제안서를 받았다. 5척을 우선 발주하고, 향후 해운업황에 따라 5척을 추가발주한다는 옵션을 포함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했고 현대상선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VLCC 가격은 1척당 8100만달러(약 900억원)선으로, 5척 수주에 성공하면 45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내달 말 우선협상자 선정 후 6월 본계약 체결 예정으로 조만간 승자가 가려진다.
현대상선 발주 소식에 전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은 "현대중공업이 VLCC입찰 수주에 성공하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시킬 수 있다"며 언론 등을 활용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 등 일각에선 산업은행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현대상선이 대우조선에 일감을 몰아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 신규자금까지 투입받는 만큼 현대상선이 눈치껏 대우조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와 삼성은 이런 소문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현대상선은 정치권의 압박과 뜬소문이 이어지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자체적으로 구성한 내부심사를 거쳐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며 심사에 산은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정한 기준에 따라 조선소를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도 수주업체 외압설이 난처한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기존 절차를 거쳐 선정하면 관리단에서 확정하는 방식"이라며 "대우조선이 내정됐다는 소문은 금시초문이며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소문"이라고 부정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2500∼3000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분)급 컨테이너선 5척도 조만간 국내에 발주할 예정으로, '빅3'에 이어 중형조선사간 수주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