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상승세가 무섭다. '강철수'의 모습을 보이더니 급기야 '문재인 대세론'에 강력한 균열을 낼 태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강력한 방패를 뚫기 위해 날카로운 창을 들이대고 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의 절대 방패를 넘기위해선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을 이뤄야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보수·중도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실제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안 전 대표는 당내 경선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타고 안풍(安風)을 태풍으로 키우고 있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지난 2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따르면, '문재인-안철수'양자대결에서 안 전 대표가 44%의 지지율로 문 전 대표(36%)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3자대결에는 문재인(36.6%) 안철수(32.7%) 홍준표(10.7%) 순으로 나타났다. 5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에는 문재인(33.7%) 안철수(27.3%) 홍준표(8.3%) 유승민(3.2%) 심상정(3.0%) 순이다.
그러나 양자대결 구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5월 8일 장미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열리는 조기대선이다. 한달 남짓 남은 대선기간을 고려할 때 이념과 지지기반이 다른 정당들이 한 팀을 이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명분과 이해관계에서도 교집합이 쉽게 형성되기 어렵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한 쪽(정몽준 당시 후보)이 무소속이었기에 가능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양자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이 경선 레이스를 포기했기에 가능했다. 반(反)새누리당에 동조하는 이념적 동질성에 따라 레이스를 중도포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호남-영남, 중도-보수 등 이념과 기반이 달라 단일화 명분도 취약하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양자대결을 묻는 질문에 ""그것은 그 분들의 희망 사항일 뿐이고 내가 보기에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다. 언론에서 그저 기삿거리로 만들어 낸 얘기일 뿐"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일단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이 단일화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난관이 많고 시간이 없어서 불가능한데 마치 언론에서는 그것을 가능한 일인 것처럼 지금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파괴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시관 <디오피니언> 여론조사의 양자대결 결과는 모든 후보들의 지지를 포함한 지지율이다. 그러나 실제 단일화가 될 경우 취약한 단일화 명분과 친박(친박근혜) 후보라는 '낙인'이 중도층의 표심을 이탈하게 할 수 있다. 당장 문 전 대표는 이날 "오로지 문재인 반대만을 외치는 적폐세력의 연대, 저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문 전 대표측의 공세가 이어진다면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모래 위의 성'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면접(40%), 무선전화인터넷조사(60%) 병행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