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동 기자] 동양생명의 올해 2분기 저축성보험 월환산초회보험료(보험 가입자가 처음 낸 보험료를 월평균으로 환산한 돈) 실적이 1분기의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오너리스크로 추가 증자가 불투명해진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저축+연금보험) 월환산초회보험료는 72억원에 그쳤다. 이는 1분기 157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또 올해 상반기 저축성보험의 전체초회보험료(맨 처음 납입한 보험료)는 80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지난해 상반기 약 1조6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 업계에선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실적이 급감한 주 원인은 대주주의 오너리스크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회장은 올해 초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안방보험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중국 정치권의 유착설 때문이다.
결국 우샤오후이 회장은 지난 6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지시로 인한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 증자가 불투명해진 것.
안방보험은 2015년 9월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지난해부터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하는 전략으로 자산규모를 급격히 키웠다. 하지만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에서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팔수록 보험 부채가 급증하게 된다. 부채에 따라 증자 등의 자본확충도 필수인 셈.
업계는 동양생명이 현재 지급여력비율(RBC)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양생명의 RBC는 229.2%다. 만약 추가 자본확충에 실패하면 RBC는 약 30%p 정도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IFRS17 영향으로 부채 급증, 보유자산평가손 발생 등에 따라 RBC는 최대 150%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으로부터 증자 받기가 어려워지면 후순위채는 물론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향후 보험업권에서 자본확충 위한 채권 발행 보험사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동양생명의 금리 부담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판매가 감소한 반면 수익성 좋은 종신보험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었다”며 “지난 3월 약 530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증자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방보험이 증자를 하지 않아도 IFRS17을 대비하는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