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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미리 기자] 경영권 승계에서 밀려난 대웅제약과 녹십자 오너 2세들이 보유하던 회사 주식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대웅제약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웅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 올해만 14번 주식을 매각한 윤 전 부회장의 대웅 지분율은 2015년 말 9.21%에서 현재 1.64%까지 떨어졌다. 지분을 팔아 마련한 현금은 548억원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재훈 전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지분을 정리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전 부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현 윤재승 회장(3남)의 형이다. 대웅제약은 장남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이 일찌감치 경영권에 관심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차남과 삼남 간 후계 경쟁이 벌어졌었다.
윤 전 부회장은 12년간(1997~2009년) 대웅제약 대표를 지내던 윤재승 회장으로부터 2012년 자리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3년 뒤 대웅제약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윤 회장이 대웅제약 대표로 돌아왔다. 이후 윤재승 대표가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권 경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동생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린 윤 전 부회장은 독립했다. 윤 전 부회장은 2015년 대웅제약그룹에서 연질캡슐 제조회사인 알피코프를 들고 나온 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알피그룹)로 전환했다. 윤 전 부회장은 현재 알피그룹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에 나설 계획이다.
녹십자는 허성수 전 부사장이 지난해부터 잇달아 계열사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그는 주력사인 녹십자의 보유 지분을 2015년 말 0.18%에서 지난해 말 0.11%, 올 6월 말 0.08%까지 줄였다. 이 기간 진단기기 생산업체 녹십자엠에스 보유 지분은 전량 매각(0.66%→0%)했다. 이를 통해 그는 23억원을 손에 쥐었다.
윤재훈 전 대웅제약 부회장과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이 올해 보유 주식을 각각 처분했다. 사진은 대웅제약 본사, 녹십자 목암타운 전경 <자료=각사> |
허 전 부사장도 경영승계 중심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그는 창업주인 고 허영섭 회장의 장남이자 허은철 녹십자 대표(사장·차남)와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부사장·삼남)의 형이다. 현재 녹십자그룹은 허 전 부사장의 두 동생과 숙부인 허일섭 회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허 전 부사장은 2009년 별세한 부친이 유언장에 장남을 유산 상속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면서, 후계 경쟁에서 밀렸다. 이후 허 전 부사장은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냈고, 승소해 2014년 목암연구소·미래나눔재단 등으로부터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 주식 46만3551주를 되돌려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룹 내 직책은 없다. 녹십자 관계자는 "허 전 부사장이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대신 그는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2014년(지분 0.96%) 이후 지난해 말 1.07%까지 늘리며 연을 이어가고 있다. 단 올해는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