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대형마트·복합쇼핑몰 규제와 관련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의무휴업일 규제 등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13일 열린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방안 세미나'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일제 시행 초기에는 전통시장과 개인 슈퍼마켓에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효과를 보이지도 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률이 감소하다가 결국 소비 감소로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에 의무 휴업을 해야한다. 영업시간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운영할 수 없게 제한했다. 당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13일 열린 '농축수산업 및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중소 유통 상생협력 방안 세미나' 토론회 <사진=뉴스핌> |
규제 이후 대형마트 소비는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소비금액은 최근 3년 간 감소했다. 지난 2014년 -4.6%, 2015년 -1.6%, 지난해 -6.4%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동시에 SSM과 전통시장 소비금액도 줄었다는 점이다. SSM의 경우 지난 2014년 1.4%에서 2015년 3.0%, 지난해엔 -1.3%였다. 전통시장은 같은 기간 10.8%에서 2.8%, -3.3%로 꾸준히 감소했다.
서 교수는 "휴일 규제 이후 장기적으로 전통시장과 개인 슈퍼마켓 소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휴일 규제로 인해 소비 둔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는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먹거리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데 규제를 강화할 경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의무 휴업을 계속 지켜오고 있지만 골목상권 살리기 등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규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대표는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에게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사실상 큰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전통시장이나 일부 개인 슈퍼마켓에 대한 지원보다는 골목상권에 대한 지원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면서 "기존 의무휴업제는 주말보다는 주간 휴무가 바람직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상생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자영업자들은 골목상권 침해 등 문제를 제기하며 의무휴업일 등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규제 효과가 없고 매출 감소가 장기화하자 규제 개선을 주장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규제 영향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종영 산업부 유통물류과장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의무휴업일 지정 타당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후퇴는 상당히 어렵지만, 복합쇼핑몰 규제는 지자체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28개며 정부·여당은 이달 중 대형쇼핑시설 영업규제 강화 등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