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한국과 중국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꽁꽁 얼어붙었던 갈등이 풀리고 있다. 그간 어려움을 겪던 중국 진출 식품기업들은 경색됐던 한중관계 개선을 기대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던 식품업체들은 외교부가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 합의문을 공개하자, 현지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합의문에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 철회가 언급되진 않았다. 그러나 양국간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드 갈등 해소가 내년 실적 반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어떤 활동을 펼치기 보다는 신제품 연구·개발과 현지 영업 및 마케팅 분발을 통해 실적을 다시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764억원으로 전년동기 6504억원 대비 42.01% 감소했다. 국가별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3404억원, 중국 6504억원으로, 중국 매출이 국내에 비해 약 두배 많았지만 올해는 두지역 매출액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7월에는 오리온 중국법인 매출이 3월에 비해 143% 늘면서 지난해 대비 80~90% 회복했다.
중국 현지에서 신라면, 백산수 등을 생산·판매하는 농심도 양국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농심은 상해·심양·청도·연변에 라면, 생수 공장 등을 운영 중이다. 농심 중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76억원으로 전년동기 1485억원보다 14.1% 감소했다. 하지만 농심 역시 3분기 들어 매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중관계 개선을 환영하고 이번일을 계기로 중국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는 한중 당국간 관계개선 합의에 대해 환영한다고 공식 입장문을 냈다. 롯데지주는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입은것이 사실이나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며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며 "저희도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기존에도 표면적으론 사드보복을 한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한중 관계 개선 합의문 역시 외교적 차원에서 이뤄진 회담이란 점을 놓고 볼때 사드보복이 일순간에 해소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합의문 발표로 그간 경색됐던 분위기가 이전처럼 180도 바뀔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며 "개선의지 정도만 확인한 것으로 지나친 낙관론을 섣부른 감이 있다. 기류가 바뀌었다고 지금 당장 마케팅이나 전략을 다시 공격적으로 펼치기 보다 당분간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