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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vs. 통신업계, 커넥티드카 기술 '격론'

기사등록 : 2017-11-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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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V2V vs. 원거리 셀룰러

[뉴스핌= 이홍규 기자] 유럽 자동차와 이동통신 업계가 미래 '커넥티드 카(인터넷 연결 차량)'의 통신 방식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14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차량 간 통신을 위해 무선 주파수 등을 활용한 근거리 와이파이 기반 'V2V(vehicle-to-vehicle)' 시스템을 사용하자는 입장이지만, 통신사들은 전파를 휴대전화 신호와 공유할 수 있는 원거리 무선통신(cellular) 시스템을 이용하자고 말한다. 양측이 '근거리' 통신이 적합한지, '원거리' 통신이 유용한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이미 자동차 업계는 V2V 기술을 완료한 상태다. 네트워크 장비만 구축되면 즉각 이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기술을 이용하면 차량 여러 대가 무리를 이뤄 근접 주행을 할 수 있고, 또 사고를 피하기 위해 동시에 멈춰 설 수 있어 물류 트럭회사들이 선호한다. 이럴 경우 공기 저항은 줄어 연료 소비가 크게 낮아진다.

V2V 지지 진영은 원거리 무선통신 시스템을 이용하면 차량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선통신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전화 네트워크와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에서 폭넓게 시험을 거친 V2V는 르노와 토요타, 현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통신 업계가 내세우는 시스템은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린다. 차세대 모바일 기술인 5G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근거리 시스템이 앞 차량이 급제동을 거는 등 차량 앞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신속하게 감지할 수는 있지만 원거리 시스템은 먼 곳에서 발생한 사고를 파악하고, 미리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특히 교통 시스템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은 원거리 시스템의 장점이다. 칩이 도로망과 교통 신호등에 설치되면 자동차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체증 현상이 줄어들 수 있다. 차량에만 적용하는 근거리 시스템보다 폭넓은 사회적 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내년 유럽집행위원회(EC)는 어떤 기술을 지지할지에 대한 공식 결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당국의 입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협회인 GSMA는 유럽연합(EU)이 원거리 시스템을 제한하려 하고, 다른 기술과 호환되지 않는 근거리 통신 시스템을 선호한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동안 GSMA는 '기술 중립적'인 접근법을 촉구해왔다.

보다폰과 텔레포니카 등 일부 통신사들은 아우디와, BMW, 다임러 등과 손잡고 '기술 중립적'인 접근법을 추진하고 있다. 원거리 시스템과 기존의 V2V가 서로 상호 작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두 시스템이 동일한 차량에 사용돼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 간 대립으로 유럽의 자율주행차 등 커넥티드카 산업이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미국은 V2V 개발에 거금의 돈을 쏟아 붇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의 필립 페퍼는 파트너는 "미국이 표준을 정하면 유럽은 (미국 표준에) 갇힐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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