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암호화 화폐 비트코인(Bitcoin)이 최근 8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선물시장 개설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도입으로 오히려 가격 변동성을 높일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 |
지난 19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온라인 중개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신문 광고를 이례적으로 내놓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랙티브 브로커스는 CME의 주요 청산소 중 한 곳인데,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심하게 움직여 비트코인 선물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볼 가능성을 우려해 이러한 신문 광고를 냈다.
반면 CME는 그러한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이 큰 금액의 증거금을 계좌에 예치하게 해서 비트코인 가격 변동 위험에 대비하도록 하게 하거나, 정 상황이 악화되면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 거래를 정지시키면 된다는 것이 CME 측의 입장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 CME '서킷브레이커' 불구, 충격 흡수 여력 의문
그러나 신문은 비트코인 선물시장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형성될 것인지가 불확실하고, 어떻게 운영이 될 것인지와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CME가 이를 흡수할 여력이 되는지가 모두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트코인이 주류 시장에 진입할 경우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나 투자 매력이 증가해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비트코인을 매입하거나 되팔 수만 있었고 공매도(숏 베팅)할 수는 없었으나,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될 경우 숏 베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트코인 급등에 대해 '네덜란드 튤립 버블'이라며 비관론을 펼쳤던 사람들이 숏 베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이 선물시장에 들어오면 비트코인이 태생적으로 가졌던 매력이 줄어들게 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통화로 통화량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이 없으며 기존의 투자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상품이었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파생상품 시장에 합류하게 된다면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들처럼 '정상적인' 가치 평가 과정을 거치게 된다. 비트코인이 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작업은 더 많은 회의론을 불러올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CME그룹의 테리 더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2월 둘째 주쯤 비트코인 선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선물은 현금으로 결제되고 CME CF 비트코인 기준가격(BRR)을 기반으로 거래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