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터치했다. 지난 2007년 11월 이후 꼭 10년만이다. 지금 추세라면 코스닥 지수 1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24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99포인트(0.75%) 오른 802.79를 기록중이다.
코스닥은 추석 연휴 이후 30거래일간 20.3% 올랐고, 특히 이달 들어 지수가 급등했다. 이달 코스닥 지수는 4거래일을 제외한 14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오름폭만 10.8%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로 불어나면서 275조억원을 넘어섰다. 일일 거래대금도 지난 1996년 코스닥 출범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 정책 기대감이 확산되며 코스피에 몰려있던 매수세가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4분기 들어 지난 23일까지 718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은 4900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은 11월 들어서만 1조130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지부진했던 연기금의 순매수세도 이달에만 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07년 11월 이후 단 한번도 800고지를 넘보지 못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바닥 수준이었던 지수는 2008년말부터 2009년부터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2015년 초까지 500선에 머물렀다. 2015년 깜짝 상승을 제외하고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됐던 올해 상반기까지 600선에서 답답한 장세를 이어왔다.
지수 상승은 개선된 투자심리에 정부 정책효과, 코스닥 기업의 실적 개선 전망이 견인했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혁신모험펀드에 10조원을 지원하고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800선을 넘어 100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정책과 수급, 실적, 모멘텀 등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내년 코스닥 1000포인트는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바이오 헬스케어의 상승 흐름속에서 한-중간 긴장 완화와 봉합을 계기로 시작된 코스닥 등 중소형주의 상승은 연말 이후를 기점으로 내년에 본격 상승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코스닥 지수 상단을 850, 900으로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위험자산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라고 본다"며 "코스피가 많이 올랐고, 코스닥이 이를 따라가는 국면"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는 여전히 코스피 중심일 것 같고, 코스닥은 하반기에 더 강할 것으로 본다"면서 "코스닥은 내년 연말까지 900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코스닥 이익 증가율이 코스피 이익 증가율에 10%p 가량 앞서는 점을 감안해 상단을 850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코스닥 시장의 급등세를 주도한 일부 제약·바이오주에 거품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 올 수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일부 종목은 과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특히 티슈진, 신라젠은 이익을 크게 내는 것도 아닌데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몰려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제약·바이오주의 현 주가는 임상이 성공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올랐기 때문에 버블이 있다"며 "과거보다 환경이 좋아진 것은 맞지만, 시장의 기대처럼 많은 업체가 과연 임상에 성공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