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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외환시장이 이번주 열리는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일제히 관심을 쏟고 있다.
BOJ와 ECB가 출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나아갈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하며 연초 강세를 보였던 엔화와 유로화가 이번 회의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셭타임스·마켓워치에 따르면 BOJ와 ECB는 오는 각각 오는 22~23일, 25일 정책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기존대로 유지할 것로 전망된다. 하지만 회의 결과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내놓는 메시지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ECB의 올해 자산 매입 종료 전망과 작년 말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양적완화 부작용 언급으로 힘을 받았던 엔화와 유로화 강세 전망은 이달 BOJ의 초장기물 국채 매입 축소와 ECB의 매파적 12월 의사록 공개 여파로 무게가 더욱 실린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BOJ다. 올해 달러/엔 환율은 올해 1.7% 하락(엔화 강세) 하고 있다. 물론 절상폭이 크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상승의 정도가 아니라 상승의 이유라고 FT는 분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BOJ가 올해 자산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가운데 하반기 '0% 부근'에 고정하고 있는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상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연출하고 있고 매입 가능 채권 물량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BOJ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해석이다.
연초 외환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BOJ의 초장기물 매입 축소 조치도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국채 시장의 사정을 반영해 나왔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만큼 이러한 분석은 더욱 설득을 얻고 있다.
물론 이번 기자 회견에서 구로다 BOJ 총재는 아직 출구 전략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률이 아직 물가 안정 목표 2%에 미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바바 나오히코 일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로다 총재가 온건한 발언을 통해 BOJ의 정책 변화가 임박했다는 시장의 추측을 잠재울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논평했다.
회의 결과와 함께 BOJ가 내놓을 분기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BOJ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하는 한편, 물가 전망치는 하향하면서 출구에서 멀리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BOJ가 인플레 전망치를 하향하지 않는다면 이는 약 4년여만에 처음으로, 외환 시장에 매파적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번 ECB 회의 경우 드라기 총재가 이번 회의를 시장이 통화 정책 정상화에 대비토록 만드는 데 역점을 둘지, 아니면 유로화 거품을 빼는 기회로 삼을지 여부에 따라 유로화 방향이 달라질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ECB의 12월 의사록 공개 이후 3년 만에 최고치(유로화 강세)로 올라서는 등 작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CB는 12월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입장과 선제 안내의 여러 가지 범위와 관련된 어조가 내년(올해) 초 수정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ECB는 올해부터 월간 채권 매입 규모를 600억유로에서 300억유로로 줄여 오는 9월까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일단 드라기 ECB 총재가 외환 시장의 쏠림 현상을 경계하며 온건한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웰스파고의 피터 도니사누 전략가가 이끄는 분석가들은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ECB의 금리 격차 축소만 생각해 유로화 강세 베팅에 나선다면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오는 3월 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상향하고, 정책 가이던스(지침)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