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태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평창올림픽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인텔이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 공식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데다가 올해 행사에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인텔 CEO 등 글로벌 기업 수뇌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출국금지 요청이 여전히 효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해외 출국이 어려운 이 부회장으로서는 약해진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이익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여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 또는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 부회장의 개인적인 선택에 따라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이 경영일선 복귀 시점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과 각별한 연을 맺어온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등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삼성전자가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인공지능(AI)'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삼성전자가 그간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초격차 전략'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번 글로벌 CEO와의 회동은 이 부회장의 경영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말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80억달러(한화 8조7240억원)에 인수한 후, 대규모 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현석 삼성전자 CE 부문장과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M&A에 있어서는 오너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수감 중에도 각종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아온 만큼 예상보다 빨리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등 주요 사업의 글로벌 시장 동향을 고려해 M&A를 포함한 경영계획 수립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첫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뉴스핌 Newspim] 양태훈 기자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