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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반도체 대규모 투자, 이재용의 선택은?

기사등록 : 2018-02-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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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영위원회 통해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공사' 결정
"대외적 불확실성 속 대규모 투자에는 오너 의사결정 필요해"

[뉴스핌=양태훈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을 수성하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에 대비한 대규모 투자 및 경영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오너인 이 부회장의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의 기초 골조공사를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올해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까지 전망되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대비책을 내놓은 셈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평택 제1생산라인에 대한 투자금액에 비춰 대략 제2생산라인에도 30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의 업황에 따라 금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제품의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상대적인 수요를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실제로 삼성전자는 그간 반도체 생산라인을 먼저 건설한 뒤 이후 반도체 업황에 따라 필요한 장비를 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 부회장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반영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중국이 시장에 진입해 반도체 업황을 안 좋게 하면 투자를 더욱 확대해 중국의 신규 투자를 막거나 아니면 투자를 줄여 이익을 늘리는 두 가지 전략을 놓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며 "중국이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업체들의 생산량이 늘어나면 삼성전자가 장비반입 등의 양산계획 자체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당장 이 부회장이 평택 반도체 제1라인의 2층 투자에 대해서도 의사결정을 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 투자계획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이는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과 중국 시안의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감이 크다는 게 이유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의 기초 골조공사는 공사 기간이 여유가 있어 업황을 보고 천천히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지만, 평택 반도체 제1생산라인 2층에 대한 투자는 경쟁업체들이 공급을 늘리는 상황에서 당장 투자비중을 낸드플래시냐 D램으로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문제로 고심이 매우 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항공사진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우선 삼성전자가 평택 제1생산라인 2층에 대한 투자는 D램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3D 낸드플래시의 경우, 이미 공급량이 충분해 미세공정 기반의 D램을 통해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4Gb 기준)의 평균가격은 지난달 말 3.81달러로 전월 말 대비 6.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85.1% 올랐는데 반면, 낸드가격(128Gb·MLC 기준)은 5.6달러로 지난 9월 말 이후 4달 연속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송명섭 연구원은 "이 같은 낸드플래시 업황 때문에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제1생산라인도 3D 낸드플래시 전용으로 하려다 D램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도 업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양태훈 기자 (fl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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