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한국GM이 주요주주들과 자금지원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분기부터 운영자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외부수혈이 시급해졌다. 노조와 논의 중인 구조조정 방안과 함께 외부자금수혈이 한국GM의 생존방안으로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도 증자참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본사는 산업은행과 한국GM의 재무구조와 영업성과 개선을 위한 자금지원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 위한 차원에서 전략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CI.<사진=한국GM> |
한국GM이 소속된 GMI(GM 해외사업부문) 베리 앵글 사장도 지난 12월말 방한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수출물량 신차 배정을 조건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이 문제의 사실확인을 지난 1월 요청하자, 배리 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GM의 자금사정은 판매부진과 인건비상승 등으로 2~3년부터 악화돼 왔다. 하지만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할 만큼 상황이 악화된 시기는 작년 4분기부터다.
작년 9월부터 현금흐름이 악화된데다 매출이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12월에는 운영자금이 2500억원 부족해졌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매년 1000억원 가량 내고 있어, 현금유동성 악화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한국GM은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추정손실액 5억9200만달러(한화 6400억원) 가운데 1억85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를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손실로 처리했다.(GM본사 2017년 감사보고서)
구조조정에 노조와 합의하더라도 외부 자금지원이 없으면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황인 처한 것이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사장도 지난 6일(미국 시각) 4분기 실적 관련 투자자와 컨퍼런스콜에서 “(한국GM의) 현재 비용구조는 매우 힘든 환경이고 독자생존(viable) 가능하도록 위해서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정부가 한국GM 철수 등이 가져올 충격을 감안해 신차배정에 따른 수출물량 보장의 약속을 전제로 자금지원을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즉시 1만6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협력업체 연쇄 부도 등으로 최소 2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한국GM의 지분가치가 크게 낮아져 산업은행이 출자전환 또는 증자에 참여하면 지분율이 GM본사와 맞먹는 수준이 될 수 있다. 비금융사 투자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산은 처지에서는 매우 부담되는 수준이다. 산업은행의 한국GM 지분 가치는 2016년 기준 18억원 손실로 평가됐다. 2014년은 2695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2015년부터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로 지분가치가 급락했다. 산업은행 측은 "자금지원 논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