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해외 유명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무역 전쟁에 대한 경고음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이 즉각적인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 타격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양측이 무역 관련 발언 수위를 점차 높일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러 교수는 “(실질적인 관세 부과가 아닌 무역 전쟁 논란으로 인한) 경제 타격의 정도를 묻는다면 직접적 타격보다는 심리적 타격이 크다고 강조하고 싶다”며 “(논란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들의 ‘지켜보자’식의 태도가 경기 침체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부추기는 높은 수위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데는 미국의 중간 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 같은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쇼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절대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가 ‘제 발등을 찍는’ 정책이라며, 철강을 사용하는 산업 종사자가 철강 생산 관련 종사자의 40배에 달해 (관세 조치가) 미국 경제에 득보다는 실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머스 교수는 무역 긴장이 어디까지 고조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서 금융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철강 관세 관련 세부사항을 기다리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보지 않은 무역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시장 리스크는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발발할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경제의 0.5%에 달하는 47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