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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용 '매크로', 클릭 몇분만에 댓글공감 수백개↑

기사등록 : 2018-04-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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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측 "매크로 사용 여부 불확실...조사 결과 나와야 설명"
매크로, 티켓 예매, 수강신청, 게임 캐릭터 성장에 활용되기도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이 네이버 포털 내 뉴스 댓글의 추천수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지난 1월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팀 관련 기사 댓글 '공감' 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아이디 '드루킹' 이용자 김모씨(48)를 포함한 일당 3명을 오는 17일 기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사진=뉴스핌 DB>

댓글조작사건에 사용된 매크로는 사전에 지정된 동작을 한번의 입력만으로 무수히 반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가령, 인터넷 사이트 내의 특정 버튼을 반복 클릭하도록 설정된 매크로를 실행하면 명령 종료시까지 버튼 클릭을 수없이 반복하는 식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많은 수의 클릭이 필요하거나 빠른 클릭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인기 가수 공연의 선착순 티켓 예매 기간에 암표용 티켓 확보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비롯해 대학교 수강신청, 게임 캐릭터 레벨 키우기 등 같은 명령을 여러 번 사용하게 되는 상황에 쓰이면서 수차례 공정성 시비를 낳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일당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확보한 네이버 실명 아이디를 매크로에 연동, 해당 기사 댓글에 순차적으로 '공감' 버튼을 누르도록 설정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댓글을 지지하는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급증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조작 방법이다.

실제로 이들이 조작을 시도한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와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 등 2건의 댓글은 초반 공감 수가 700건 이상으로 치솟으며 댓글창 상단으로 올라왔고, 이후 총 공감수 4만건을 넘으면서 '베스트 댓글'로 선정됐다.

초반에 공감수가 늘어나면서 인기 댓글로 노출되면 이후 독자들의 추가 공감을 쉽게 받게 되는 댓글 시스템의 속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크로가 핵심툴로 이용됐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측은 이 사건과 관련 "매크로를 이용한 조작 사건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 매크로를 이용한 조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달리 업계는 매크로의 존재 및 포털에서 공공연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매크로를 포털 안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이를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특정 방식의 매크로를 차단 알고리즘에 반영하면 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의 매크로가 등장하면 이를 다시 알고리즘에 반영해서 차단하는 식으로 방어막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크로를 차단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구속된 일당이 지난 1월 당시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 '공감수'를 늘렸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당시 네이버측은 이같은 매크로 활용 방식을 방어할 차단 알고리즘을 구축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방조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 포털에서 매크로의 부적절한 활용은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과거 한 학원 강사가 언론매체에서 네이버 연관 검색어 노출 조작 및 지식인 댓글 등 조작 작업이 매크로를 통해 학원가에서 이뤄졌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는 매크로 등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회원 가입, 로그인, 게시물 게재 등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 약관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크로 감시 활동은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 중"이라면서 "매크로를 이용해 댓글을 달거나 추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약관 조항이 5월부터 시행되면서 보다 실효성있는 단속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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