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 진에어(LCC)가 우울한 10번째 생일을 맞을 전망이다. 오는 7월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야심차게 유니폼 교체 등을 준비해 왔으나, 이를 주도하던 조현민 부사장이 '물컵 투척' 사건으로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등 한동안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토교통부도 미국 국적인 조 부사장의 등기임원 재직 사실과 관련해 법적‧행정적 제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진에어의 부담이 더 커졌다. 앞서 조 부사장은 외국 국적자 신분으로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다.
조현민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직접 객실승무원으로서 현장근무를 하기도 했다. <사진=진에어> |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2008년 1월 설립돼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첫 취항일인 7월에 맞춰 기념행사를 준비해왔다. 이 기념식에서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디자인한 유니폼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의 '물컵 투척' 사건 공개와 경찰의 수사착수 등으로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사실상 조 부사장이 유니폼 교체 작업을 총괄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 부사장은 새 유니폼과 관련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진에어의 트레이드마크인 '청바지'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진에어 마케팅본부장을 맡은 이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진에어 경영에 참여해왔다. 각종 행사에 늘 모습을 드러냈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진에어를 만들려는 의지도 내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외국 대형항공사들의 LCC 운영 성공‧실패 과정을 지켜보며 진에어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내에서 '조현민의 진에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쓰일 정도로 조 부사장은 진에어를 살뜰히 챙겼다.
심지어 지난 2012년엔 직접 기내에서 현장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다른 객실승무원들과 똑같이 2주간 안전교육도 받았다. 당시 한진가의 막내딸인 조 부사장이 자발적으로 객실승무원 업무를 경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조 부사장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진에어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진에어 측은 조 부사장의 공백으로 인한 업무 차질 등과 관련해 다소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에어 관계자는 "지금 현재는 일상적인 업무가 평소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국토부는 18일 미국 국적자인 조 부사장이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과 관련, 진에어로부터 외국인 등기임원 임명사실 및 사유, 장기간 결격사유 유지 등에 대해 사실조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여러 법률 전문기관의 자문을 토대로 법적‧행정적 제재 방안을 검토해 문제가 있을시 철저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임원 근무 여부와 어떻게 6년간 임원을 유지했는지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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