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지엠(GM)이 미국공장의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입·판매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올해 내수 판매목표인 10만대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게 한국GM의 계획이다.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상(FTA) 개정으로 미국 자동차 수입기준이 완화, 판매 여건이 좋아진 점도 한국GM 입장에선 호재다.
24일 한국GM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평 본사의 마케팅부서‧상품기획부서는 최근 임시 태스크포스팀(T/F)를 꾸려 GM 디트로이트공장에서 생산하는 픽업트럭 '실버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의 국내 도입을 위한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5년 간 국내 픽업트럭‧대형 SUV 시장 동향과 관련 정부 정책 동향 등을 파악해 한국GM 경영진 및 GM본사 해외사업부서에 시장성을 전달하는 것이 T/F의 임무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중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제출, 이르면 올 연말 트래버스와 실버라도를 수입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FTA로 그동안 도입하지 못 했던 모델들을 정리해 시장 조사에 들어갔다”며 “쉐보레 글로벌 제품 라인업의 국내 시장 확대가 본격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버라도.<사진=한국GM> |
실버라도와 트래버스는 GM본사가 북미와 유럽에 판매하는 주력 차종으로, 지난해 GM본사 전체 판매대수인 259만3879대 가운데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까다로운 인증절차와 픽업트럭‧대형SUV의 불투명한 시장상황 때문에 도입을 미뤄왔다.
한국GM은 지난해 실버라도와 트래버스를 도입한다는 것을 전제로 시나리오를 돌려본 결과, 두 차종 모두 미국 판매가격보다 15% 비싼 3800~4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인증비용이 전가돼 국내 완성차 보다 각각 500만 원 이상 높게 책정된다는 것.
그러나 한국GM은 지난달 26일 한미FTA 재협상에 따라 ▲ 미국산 자동차 수입 한도량(쿼터)가 기존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확대 ▲ 미국의 안전‧환경기준만 통과하면 판매가 가능해 진 것 등으로 부담을 덜었다.
한국GM 관계자는 “인증비용도 많이 들고 수입 물류비까지 포함하면 가격경쟁력이 크게 뒤쳐졌다”며 “하지만 FTA 재협상 이후 인증비용 감축, 픽업트럭‧SUV시장 성장세로 여건이 달라진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연간 3만대 규모로,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하다. 최근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들 인식이 ’화물차‘에서 ’레저를 위한 대형차‘로 바뀌면서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실제 미국 포드나 일본 토요타도 한국 픽업트럭 시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픽업트럭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또, 대형SUV 시장도 재작년 2만9941대에서 작년엔 3만8598대로 전년 대비 28.9% 성장했다.
한국GM은 올해 10만대까지 판매,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도입해 2년 내 16만대 내수 판매 목표를 세웠다. 올해 출시 확정한 모델은 이쿼녹스(중형SUV)와 스파크(경차)‧말리부(중형세단) 부분변경 등 3종이다.
트래버스.<사진=한국GM> |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