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박 전 대통령의 의상실을 운영할 당시 받은 돈의 출처가 국가정보원임을 암시하는 증언을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관세청 인사개입 의혹 등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영태 씨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2200만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고 씨가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18.05.25 yooksa@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5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에 대한 9차 공판을 열고 고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고 씨는 “(최 씨가) 관봉 띠나 하얀 띠로 묶인 돈뭉치를 줬다”며 “직원들 월급을 줘야 된다고 하면 ‘이영선 전 행정관이 줄 테니 그 돈 받아서 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고 씨는 “항상 뭉칫돈이었고 은행에서 돈 찾을 때는 볼 수 없었던 십자모양의 은행마크가 있었다”며 “보통 은행에서 신권이 나올 땐 저런 띠지가 아니라 기계에 센 다음 하얀 띠지로 은행 도장을 찍어서 준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나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관봉 띠와 하얀 띠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그때그때 달랐지만 2016년 초부터는 흰 띠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에서는 돈을 묶을 때 주로 하얀 띠로 묶는다. 관봉 띠는 한국은행에서 신권을 발행한 후 돈을 묶을 때 사용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직 국정원장들로부터 받은 국정원 특활비 중 일부가 고 씨가 운영하던 의상실에도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씨는 최 씨가 준 돈의 출처가 청와대임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처음엔 이영선 전 행정관이 최 씨의 개인비서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행정관임을 알게 되면서 청와대에서 돈이 나온다고 생각했다”며 “(최 씨가) 청와대에 자주 들어갔는데 들어갔다 나오면 꼭 관봉 봉투에 든 돈을 가지고 나온다든지, 이 전 행정관을 시켜 월급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고 씨는 이모 전 인천본부세관 사무관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관세청장 자리에 이 씨를 추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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