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내달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을 앞두고 24일(현지시각) 열린 공청회에서 IT 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업체들이 막판 뒤집기를 위한 사투를 벌였다.
중국, 미국 국기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달로 예정된 관세가 IT 품목을 정조준한 가운데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이틀 간의 일정으로 주최한 공청회에서 반도체 칩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부품 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감원 등 직간접적인 리스크를 앞세우고 정부 측과 힘겨운 샅바 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대로 25%에 달하는 관세가 시행될 경우 인텔과 퀄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실리콘밸리의 간판급 기업들이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규모 관세 시행에 따른 부품 가격 인상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의 보복 관세에 대한 리스크까지 감내해야 하기 때문.
미국 정부 측은 여전히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했다. 이날 공청회에 앞서 USTR은 공식 성명을 내고 “내달 시행 예정인 관세는 첨단 IT 산업의 기술 유출과 지적재산권, 기술 혁신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정부 측에 제시한 성명을 통해 “관세 시행으로 인해 미국의 IT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는 한편 업계 실적과 고용에 흠집을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IT산업협회(ITIC)는 “중국의 보복이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시행 계획을 철회할 것을 종용했다.
IT 이외에 나사못부터 자전거까지 제조업체들이 관세가 경영난을 초래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 최대 나사못 업체인 미드 콘티넨트 스틸 앤 와이어는 이날 정치 자금 모집을 위해 미주리 주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생산 현장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관세가 몰고 올 파장을 피부로 느껴 볼 것을 권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업계의 아우성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세는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인디애나 주 소재 킴볼 일렉트로닉스의 도널드 캐런 회장은 “25%의 관세가 국내 전자 제조업계를 사멸시킬 것”이라며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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