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부패 혐의로 복역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결국 좌절됐다.
대선 후보자 교체 마감시한 직전까지 룰라의 '옥중 출마설'이 제기됐으나 노동자당(PT)이 11일(현지시각) 페르난두 아다지 부통령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교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글레이시 호프만 대표가 11일 노동자당 대선 후보를 룰라에서 아다지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글레이시 호프만 노동자당 대표는 이날 룰라가 수감된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에서 대선 후보자를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호프만 의원은 이 자리에서 룰라가 러닝메이트였던 아다지 후보를 위해 대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노동자당 창립 멤버인 루이스 에두아르도 그린홀 의원은 연방경찰청 밖에서 밤새 룰라의 결백을 주장한 지지자들에게 룰라가 옥중에서 보낸 서한문을 낭독했다.
직접 쓴 편지에서 룰라는 "한 사람을 부당하게 수감할지언정 정신까지 가둘 수 없다"며 "우리 모두가 룰라이자, 오늘부터 페라난두 아다지 후보가 수백만 브라질 국민을 위한 룰라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룰라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연임하면서 브라질 최고의 경제호황을 이끌었으나 돈세탁,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룰라는 옥중에서도 재선에 도전했으나, 실형 선고를 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깨끗한 경력)' 법에 따라 결국 출마가 좌절됐다.
노동자당이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기 하루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다지 후보 지지율은 4%에서 9%로 급등하며 대선 후보 13명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또 룰라 지지자 중 절반 가량은 어떤 후보든 룰라가 지목한 차기 노동자당 대선 후보에 투표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하지만 아다지 후보는 아직 당선권과 거리가 멀다. 룰라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후보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3위에 머물러 있다.
아다지 후보가 오는 10월 치를 대선에서 결선까지 오르려면 룰라의 지지 선언을 시작으로 모든 정치적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자 2인이 결선에서 다시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다지 대신 새 부통령 후보에는 마누엘라 다빌라 브라질공산당(PCdoB) 의원이 지명됐다.
페르난두 아다지 노동자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마누엘라 다빌라 부통령 후보(오른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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