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국내 철강 2위 기업인 현대제철이 비주력 사업 ‘철도레일’ 부문에 대한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남한과 북한을 잇는 철도 연결 착공 일정이 가시화 되면서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현대제철은 국내 유일의 철도레일 생산업체로, 대북사업 관련해서는 첫 투자다.
이날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포항공장 대형압연부서에서는 연산 5만톤(t)급의 철도레일 생산 라인 증설에 대한 실무진 차원의 검토를 마쳤고, 조만간 고위 임원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실무진 차원에서 필요성에 대해 공감, 시장 조사와 설비 규모 등은 좀 더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철도레일 사업을 시작한 현대제철이 10년 만에 설비 증설 검토에 나선 것은 남북 철도연결 사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남북경협’에 따른 철도연결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신규 투자 필요성을 거론해 왔다. 당시엔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없었다. 이에 현대제철 관계자는 “가시화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먼저 투자하겠다고 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입장 이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사진=현대제철] |
하지만 남북 정상이 지난 19일 철도 연결 사업 착공식을 연내 갖기로 합의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르면 2019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남한과 북한을 잇는 주요 철도노선인 경의선과 동해선, 경원선 등의 개발에는 총 23억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이 중 철도레일 발주 예상액은 총 사업비의 10%인 2조3000억원이다.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길이 518.5㎞ 복선철도이고, 경원선은 서울과 원산을 잇는 223.7㎞의 복선철도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강릉을 거쳐 북한 원산과 나진을 지나는 철도망으로, 450㎞의 복선철도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철도레일은 단면 형태가 I모양인 철강 완제품으로, 고속철도나 자기부상열차가 이동하는 레일에 들어간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연간 철도레일 생산규모는 5만 톤으로, 매출액은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현대제철 전체 매출액인 19조1660억 원의 7.8%에 불과한데다, 납품처도 국내에 한정돼 있다. 때문에 현대제철도 철도레일 사업 수주를 위한 별도부서를 두지 않고, 건축용 강재 유통영업팀에서 철도레일을 판매 품목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
최근 납품실적으로는 서울~강릉 고속철도사업이 있다. 현재는 인천‧수원발 호남고속철도사업(2021년 개통)에 철도레일을 납품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개발한 고강도 열처리 철도레일 비중을 최근 80%까지 높여 고속철도 레일업체로 특화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홍보부서 관계자는 “여태껏 설비 하나로 잘 공급해 오고 있었다”며 “매출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이 좋은 편인데, 대북 사업이 현실화 되면 증설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검토는 맞지만 확정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생산하는 철도레일.[사진=현대제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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