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 ‘강압적 비핵화’에서 ‘협력적 비핵화'로"
9·17남북정상회담과 9·25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며 한반도 비핵화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꺼져가던 비핵화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 입구에 도달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다시 텄고, 뉴욕 한미정상회담은 북미 간 ‘핵담판’의 테이블을 마련한 셈이다.
두번째 북미정상회담이 기정사실화됐다. 시기와 장소 발표를 앞두고 있다. 10월 중하·순 또는 미 중간선거 이후인 11월 중순 개최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27일 뉴스핌과의 특별대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과거 ‘강압적 비핵화’에서 ‘협력적 비핵화’라는 새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전시대 븍한과의 핵협상 틀이 새 시대에 걸맞게 파라다임의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악마의 디테일'의 덧을 벗어나 성공할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장은 종전선언을 협력적 비핵화의 핵심적 구성요소로 꼽았다. 그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최대 현안인 종전선언과 관련 “남북, 북미관계 정상화 및 평화프로세스의 ‘입구’를 여는 것”이라며 6.12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인 신뢰구축의 핵심 사안으로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지난 27일 서초동 통일연구원 집무실에서 황남준 뉴스핌 논설실장과의 특별대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eepblue@newspim.com |
그러면서 “사실 지금도 시간을 낭비할만한 여유가 많지 않다”며 “여전히 강압적 비핵화라는 관성에 사로잡혀 있는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의 핵신고와 검증과 관련,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이라크와 리비아 등과 다르다”며 “ 북한의 비핵화 대상의 규모·범위가 일반적 의미의 비핵화하고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핵신고는 한꺼번에 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신축적으로 (북미간) 신뢰수준을 반영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미간 신뢰구축 방안을 두고 “지난 8월 말 미국은 현지 시민들의 북한 여행금지를 갱신하면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법안을 완화함으로써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비핵화에 속도감을 붙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서도 일종의 ‘인도적 면제’라는 조항이 있다”며 “미국도 얼마든지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원장은 “관계 정상화라는 것은 외교관계와 경제관계를 따로 구분할 수 없다”며 “ 북미관계 정상화 따라 경제 제재완화도 할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목표시한을 정한 게 핵심”이라며 “다만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짜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불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표 설정은 일방적인 게 아닌 북미 간 (신뢰구축) 주고받는 형식으로 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트럼프 임기 내 라는) 시간의 목표를 원칙으로 하고 초기 입구 부분에서 구체적인 방안들을 세밀하게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2018.09.27 deepblue@newspim.com |
김 원장은 종전선언-비핵화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해서는 “변수가 많다”면서도 “제일 좋기로는 (미국) 중간선거 전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도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북한 입장에서도 중간선거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객관적으로 미국 입장에서 중간선거 전에 정상회담을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과연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굉장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개최 장소에 대해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제3의 장소는 지구상에서 그런 지역을 찾는다는 게 쉽지않으며 여전히 판문점이라는 장소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2018.09.27 deepblu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