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지로 삼각형 유닛을 만든 입체 추상 작품으로 명성을 얻은 작가 전광영이 경기도 용인시에 미술관 ‘뮤지엄 그라운드’를 열었다. 전 작가는 이 뮤지엄이 실력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광영 작가는 지난 5일 ‘뮤지엄 그라운드’ 개관 기념 간담회를 열고 “인맥,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실력 있는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처럼 미술 활동하기 힘든 나라가 없다면서 작품이 좋아도 인맥 부족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작가들이 많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후배들이 이러한 고통과 억압에서 벗어나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술관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광영과 장 보고시앙, 전용웅 뮤지엄 그라운드 관장 2018.10.06 89hklee@newspim.com |
‘뮤지엄 그라운드’ 전용웅 관장은 미술작품을 걸고 전시하는 일반적인 미술관과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람객을 만나보면, 대게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미술관을 가본 적 없다고 한다. 좋은 작가와 작품도 중요하지만 관람객이 미술관을 편하게 느끼는 게 우선”이라는 신념을 밝혔다. 이어 “작가 섭외 뿐 아니라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과 기획을 관람객 중심에서 하겠다. 그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관람객과 미술의 거리를 좁혀줄 뮤지엄 그라운드의 개관 전시작은 장 보고시앙의 ‘심연의 불꽃’이다. 장 보고시앙은 2017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메니아 국가관 초대작가다. 그는 보고시앙 재단을 운영하며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있고, 3년 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단색화(Dansaekhwa)’라는 용어를 세계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유럽에 전광영의 작품을 알리기도 한 그는 개관 작가로 선정돼 인연을 이어갔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장 보고 시앙이 자신의 습작이 묶인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10.06 89hklee@newspim.com |
장 보고시앙은 8년 전부터 ‘불’을 연구하고 이를 작품에 도입했다. 장 보고시앙은 ‘불’을 소재로 작품을 하기 전 인상주의와 페인팅 작업을 주로 했다. 그러다 캔버스를 찢는 행위에서 ‘불’을 사용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는 “작가로서 작업의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작업에 대한 연구, 두 번째는 실현하는 것, 세 번째는 작업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라며 “작업에 대한 연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장 보고시앙은 “태우는 건 파괴가 아니라 기억과 역사를 다시 끄집어내는 작업이다. 불을 태워 사물의 역사와 의미를 승화시키는 행위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어 “굳이 자기의 정체성이 스며들곤 있지만 나라를 구분짓는 건 대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리아 태어났지만 아르메니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광영과 장 보고시앙 2018.10.06 89hklee@newspim.com |
전시장에는 장 보고시앙의 습작도 만날 수 있다. 30점 중 3점이 뮤지엄그라운드에 공개되며 관람객은 자유롭게 이 책을 만져보고 살펴볼 수 있다.
장 보고시앙의 작품은 내년 3월24일까지 펼쳐친다. 내년 4월부터 약 한 달간 이번 전시 후원사 중 한 곳인 캐딜락 코리아의 복합 문화공간 ‘캐딜락 하우스 서울’에서 선보인 후 내년 5월부터 11월까지 경주 우양미술관 순회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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