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사립유치원 비리’ 여파로 정부와 여당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모든 유치원에 적용키로 한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을 두고 “구멍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당정협의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10.25 yooksa@newspim.com |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5일 당정협의를 열고 △모든 유치원에 에듀파인 단계적 적용 △감사 결과 투명한 공개 △2019년까지 국·공립유치원 40% 확충 △유치원 운영위원회 기능 확대 △설립자 및 원장 자격 기준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치원 공공성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오늘은 교육부가 얼마나 일을 안하고 있었는지 발표하는 자리였다”며 “법 개정을 따로 하지 않고, 추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오늘 발표한 내용의 80%를 차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이었던 에듀파인을 두고는 뒷말까지 나온다. 국·공립유치원은 2010년부터 에듀파인 시스템을 이용 중이다. 각 유치원 회계 기록을 정부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회계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현재 국·공립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 에듀파인 시스템에 있는 항목에 억지로 회계를 끼워넣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지각 대응’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화성=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사립유치원 학부모들로 구성된 동탄유치원 사태 비상대책위원회와 참가자들이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비리유치원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2018.10.21 yooksa@newspim.com |
박 의원은 “현재 정부가 '유치원용 에듀파인'을 개발 중에 있다”며 “사립초등학교 시스템을 토대로 국공립유치원에 적용·개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달리 사립유치원의 경우 별도의 전산시스템이나 장부 등을 사용해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에듀파인을 그대로 유치원 회계에 적용할 경우 오히려 행정적 오류와 법적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사립유치원 측이 에듀파인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박 의원은 “행정적으로 모든 유치원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실제 적용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해 사립유치원 집단 휴원 사태 때도 투명한 회계시스템과 감사에 대한 반발이 있었기 때문에 에듀파인에 대한 저항이 강하리라 예상한다”며 “(유치원 회계)장부가 공개되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는데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시장에 떠넘기고 재정 지원을 한 것이 문제”라며 “나랏돈 못 빼먹는 게 바보인 사업들이 너무나 많았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당정은 유치원 회계규칙 등과 에듀파인 운영 상태를 고려해 올해부터 일부 유치원에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미적용 유치원은 정보공시 지침을 강화해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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