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아프간’) 반군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아프간 정부에 대선 연기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화 협상을 마무리 짓고 역대 미국 대통령 3명을 괴롭혔던 아프간 내전에서 발을 빼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바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군의 역할에 대해 예전부터 회의적인 입장이었고, 지난해에는 마지못해 새로운 전략을 수용하면서 아프간 파병 병력을 1만5000명으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간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지난 1년 간 탈레반과 직접 협상을 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아프간 평화회담 특사가 탈레반과 직접 만났다.
하지만 평화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탈레반은 여전히 아프간 전역에서 테러 공격을 연이어 자행하고 있다.
WSJ는 지난 10월 총선을 비롯해 아프간에서는 선거 때마다 탈레반의 공격으로 평화협상이 결렬되는 경우가 많아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정치적 소요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에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20일 대선을 미뤄 놓고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먼저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아프간에서 민주주의를 오랫동안 독려해왔던 미국으로서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통해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제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가니 대통령의 대변인은 “민주주의 절차에서 연속성은 필수적이다. 헌법에 명시된 아프간 국민들의 요구가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시했다. 대선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아프간 대통령궁도 “대선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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