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작년 말 고점 대비 80% 넘게 폭락하면서, 중국 가상화폐 투자자들도 패닉에 빠졌다.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는 가상화폐의 본래 가치는 ‘제로(0)’라고 설명했고, 주요 기관과 학자들도 가상화폐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6일 비트코인 가격이 새로운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던 350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가상화폐 거래, 채굴 등 관련 업종에 투자한 중국인들도 SNS에 “이제는 손을 떼겠다, 자산의 98%를 잃었다”는 글을 올리며 현실을 비관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의 70%를 채굴하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채굴국이며, 국내 거래소를 폐쇄한 뒤에도 웨이신(微信, 위챗) 등 SNS를 통해 가상화폐 암거래 시장을 키워 왔다.
지난 4개월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캡쳐=빗썸] |
매체 증권시보는 27일 사설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결국 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먼저 가상화폐는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코드의 나열일 뿐이며, 어떠한 가치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와 관련된 모든 수익(가치)은 결국 투자자간의 매매(거래)에서 나오는데, 이는 끊임없이 서로의 자산의 이동시키는 게임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고 게임을 지속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비로소 가상화폐는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그 가치는 바로 제로(0)”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우후죽순처럼 유행한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해서도 증권시보는 “블록체인의 탈을 쓰고 애꿎은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누구나 손쉽게 IC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으나, 이는 결국 지하경제를 양성하는 수단이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비트코인은 초당 최대 6회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페이팔은 초당 193회, 비자(Visa)는 초당 1667회 거래가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신문은 중국 인민은행의 의견을 인용해 “블록체인이 현실 생활에서 실제로 응용된 사례는 아직 거의 없으며, 블록체인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이미지[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중국 학자와 투자기관들도 가상화폐의 추가 하락을 점치면서 투자자들에게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둥팡(東方)재산관리유한공사의 우칭(吳慶)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년 새 20배 넘게 오른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은 기술적으로 볼 때도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재경대학교(中央財經大學)의 황전(黃震) 교수는 “국가별로 내놓은 가상화폐 규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가상화폐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앞으로도 규제책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냉정하게 가상화폐의 현실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리훙한(李虹含) 런민대학교(人民大學) 교수 역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약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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