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가 10일(현지시간) 주요 레벨인 6.8위안을 돌파하며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중국 관련 재료보다 달러 가치가 주요 통화에 대해 광범위하게 하락한 것이 위안화 가치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중국 상하이 시간 기준) 한때 미 달러당 역내 위안화 가치는 전날 종가보다 0.46% 상승한 6.7860위안에 호가됐다. 지난 7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이후 상승폭을 줄여 정오경 6.7869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위안화 가치와 반대) 추이 1년 추이 [자료= 블룸버그통신] |
앞서 인민은행(PBOC)은 이날 미 달러당 위안화 가치를 지난 8월 30일 이후 최고치인 6.8160위안으로 고시했다. 전 거래일 고시된 위안화보다 가치를 0.54% 들어올린 것이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하자 외환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퍼지며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웨스트팩의 프란시스 청 아시아 매크로 전략 부문 책임자는 "무역 협상에 대한 공식적인 성명은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은 낙관적인 쪽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적인 연준의 의사록이 위안화 강세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한 현지 은행 트레이더는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은 "대부분 달러화 약세 때문"이라며 "오늘 상승세는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경제 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고, 무역 협상에서 확실한 진전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2016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공장들은 수요 둔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전날 종료된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오히려 나쁜 소식이 없다는 점이 호재가 돼 위안화 가치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민銀 통화완화 예상..7위안 돌파 배제 못해
전문가들 다수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 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통신이 지난 2~8일 70명 이상의 외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위안화 가치는 오는 6월말과 연말 각각 6.95위안, 6.89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6개월 내 7위안이 돌파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01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부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본격적으로 고조됨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미 달러 대비 6% 가량 하락했고 근 30년 만에 가장 큰 변동폭을 보였지만 7위안은 아직 뚫리지 않은 상황이다.
위안화의 향방은 중국 정부가 경기하강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와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어떤 결말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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