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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국경장벽, 정작 텍사스는 원치 않는다 - WP

기사등록 : 2019-01-1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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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텍사스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정작 현지 정치인들과 주민들은 콘크리트 장벽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 보도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텍사스주에서는 공화당 의원들을 포함해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장벽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맥 손베리 텍사스주 의원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자신의 지역구에 1300km 가량의 국경지대가 포함돼 있는 윌 허드 하원의원(공화·텍사스)도 국경장벽 건설에 재차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주요 후원자인 데니스 닉슨 미국 상공회의소 이사도 장벽 건설에 대한 장문의 반대 성명을 냈다.

이번 주 텍사스주 의회에서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감세, 교육 기금, 학교 안전 문제 등을 거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한 사안이라고 주장하는 국경 안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해 텍사스 정치인들은 대부분 국경 안보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국경장벽 건설보다는 국경순찰대 인력 보강이나 드론 및 카메라 등 기술력 강화 등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텍사스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는 데에는 지형이나 강 등 물리적 한계가 있다. 게다가 애리조나나 뉴멕시코와는 달리 텍사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대부분의 땅은 사유지여서 장벽을 건설하려면 소유주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 존 코닌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국경 안보는 장벽, 기술, 인력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장벽 하나로 국경 안보를 모두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국경지대가 범죄로 점철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허드 의원은 CNN에 “국경지대는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 중 하나”라며 “마약 카르텔이 들끓는 영화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는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 가장 비싸면서도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만약 국경안보가 위기라 판단한다면 이 위기에 대처하는 공무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라”며 현재의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사태를 개탄했다.

미국과 접한 멕시코의 티후아나시 국경 장벽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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