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지난해 말 시작된 기름 값 하락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지난 11월 이래 10주째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르면 이달 말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지난해 말 인천의 한 주유소가 휘발유를 리터당 1289원에 판매하고 있다. 2018.12.29 yooksa@newspim.com |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지난 11월 초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10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16년 3월 이후 34개월 만에, 경유는 2017년 8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1347.44원이다. 지난해 11월4일 1690.31원/ℓ에 판매됐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70여일 새 ℓ당 340원 넘게 떨어진 셈. 같은 기간 경유 가격도 ℓ당 1495.76원에서 1245.55원으로 ℓ당 250원 가량 내렸다.
유류 가격이 꾸준히 내리면서 최근에는 휘발유를 ℓ당 12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전국에서 유류 판매 가격이 가장 비싼 서울에서도 '1200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 25개 구 중 △강북구 △강서구 △구로구 △도봉구 △서초구 △양천구 △은평구 등 7개 지역의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12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 국제유가 및 국제 제품 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커지자 휘발유와 경유, LPG부탄 등 수송용 연료에 세금을 한시적으로(6개월) 15%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며 당초 예상보다 가격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이번 정책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서 ℓ당 각각 123원, 87원씩 인하요인이 발생했으나 국제유가와 국제 제품 가격 하락이 더해져 유류 가격이 그야 말로 '뚝뚝' 떨어지게 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휘발유·경유 가격 내림새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이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흐름은 2~3주간의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 반영되는데 지난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국제유가가 지난해 12월 말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데 이미 한화 기준 40~50원 정도 올랐다"며 "다음 주까진 조금씩 하락 폭이 줄다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명절 전 유류 소비 증가로 재고 소진이 빨라지면 국제유가 상승분이 조기에 반영될 수도 있다"면서 "국제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 폭도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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